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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기주의 ‘님비’와 ‘핌피’

[2022-09-23, 19:13:23] 상하이저널
“우리 동네만 아니면 돼” VS “꼭 우리 동네여야만 해”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바쁜 현대사회에서 ‘내 것’ 조차 챙기기 힘든 인간들은 ‘욜로’를 추구하며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을 줄인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생겨났을까. 물론 이기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기심이 남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하게 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님비와 핌피현상은 지역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예이다. 님비현상은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공공의 이익은 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반대하는 행동’(출처: EBS)이다. 그와 반대되는 핌피현상은 ‘please in my backyard’의 줄임말로, ‘수익성 있는 사업을 내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출처: 매일경제) 쉽게 말해서 님비는 “우리 동네만 아니면 돼”, 핌피는 “꼭 우리 동네여야만 해’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님비시설의 예로는 혐오시설, 위험시설 등이 있다. 핌피시설은 도서관, 지하철역, 특목고 등이 있다. 

님비현상이 심각한 이유는, 어딘가에는 지어져야 할 시설들이 기피대상이 되며 어디에도 지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에 강서지역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려 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큰 반발로 인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특수학교 설립반대 주민들은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이라 부르며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는 장애 학생들의 부모들에게 ‘쇼 하지 마라’고 소리칠 뿐이었다. 그들은 장애학생 부모들 앞에서 효율성과 집값을 따졌다.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었다. 핌피현상 또한 마찬가지이다. 앞서 들었던 특수학교의 예시에서 특수학교 설립 반대 주민들이 “특수학교 안된다. 한방병원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님비와 핌피현상은 종종 서로 동반되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는 8개 구에 특수학교가 없어 장애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2-3시간씩 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시 2017년 기준으로 15년 동안 특수학교가 한곳 밖에 세워지지 않았을 정도로, 대다수의 주민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행위는 헌법, 교육기본법,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한다. 

님비현상과 핌피현상 모두 지역 이기주의의 일종으로, 우리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생기는지 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혐오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의 이유는 집값 걱정과 장기적 건강에 대한 걱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쓰레기 소각장은 악취와 매연을 풍긴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었다. 정신병원, 장애인 복지시설 등도 편견 가득한 시선을 피하기는 힘들다. 핌피현상도 오직 자신의 지역이 경제적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동력이라는 점을 보면 님비와 핌피의 주 문제는 결국 인간의 이기심이다. 

하지만 모든 님비와 핌피현상이 나쁘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님비와 핌피현상이 많다는 건, 그만큼 주민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것과 같고, 자신의 이익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뜻하기도 한다. 또 공동체 의식이 높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지역 간의 차별, 사람에 대한 모욕으로 이어질 경우 해결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자료를 제공하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님비시설을 짓게 될 경우 핌피시설을 같이 지어주는 등 주민들에게 님비시설을 지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기자 김리흔(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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