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기자동차·배터리 업체인 비야디(BYD)가 오는 2023년 1월 1일부터 왕차오(王朝), 하이양(海洋), 덴자(腾势, DENZA) 시리즈 차량의 가격을 2000~6000위안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23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비야디는 23일 공고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승용차의 구매 보조금 정책이 오는 12월 31일 종료되고 올 하반기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 가격이 대폭 상승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가 재정보조금이 감소하면 신에너지차 가격은 인상된다. 자동차 제조 업체가 획득하는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면 해당 비용 일부를 소비자에게 이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연초 신에너지 승용차 보조금을 30% 감축한 바 있다. 이어 테슬라, 샤오펑(小鹏), 나타(哪吒), 이치-폭스바겐(一汽-大众), 비야디 등도 일제히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가격 인상 폭은 수천 위안에서 수만 위안까지 다양했다.
다만 현재 신에너지 시장 시세는 연초와는 다른 실정이다. 승용차시장 정보 합동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에너지 시장 소매 판매량은 전월 대비 9.2%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74.9% 상승하기는 했으나 이는 전년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야디가 우세를 점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의 경우, 같은 기간 국내 소매 판매량은 전년도 동기 대비 156.3% 상승했으나 이 역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수 자동차 제조업체는 가격 인하 전략을 선택했다. 10월 말 테슬라는 모델3, 모델Y 두 차량의 가격을 1만 4000~3만 7000위안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2주 후 4000~8000위안을 추가 인하해 주는 보험 보조금 방안을 내놓았다. 모델3의 가격을 최대 26만 위안 이하까지 낮춘 것이다.
이어 링파오(零跑)와 샤오펑은 각각 최대 1만 2000위안, 2만 위안에 달하는 혜택을 내놓았다. 세레스(赛力斯)와 화웨이가 합작한 아이토(AITO)도 약 3만 위안의 혜택을 제시했고 포드, 벤츠도 각각 2만 위안 이상, 5만~22만 위안 인하했다.
이 같은 추세에도 비야디가 드물게 가격 인상을 예고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업계는 비야디가 하반기 이후 신에너지 승용차 매출에서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면서 매출 압박이 적다는 점, 가격 인상으로 비야디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밖에 올 들어 비야디가 브랜드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비야디는 앞서 벤츠와 합작해 텐세 브랜드를 내놓고 지난 8월 고급형 MPV 모델 D9을 출시했다. 이어 11월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仰望)’을 출시해 오는 2023년 1분기 첫 모델 발표를 앞두고 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