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드컵 경기가 한창인 가운데 밤을 새워 경기를 관람하는 중국 축구팬들이 안면마비, 안구 건조, 결막염 등의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우한의 한 남성은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연일 밤을 지새우고 출근해 피로 누적으로 인한 안면마비 증세를 보였다.
극목신문(极目新闻)에 따르면, 한커우(汉口)에 거주하는 26세 차오씨는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면 밤새도록 월드컵 경기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를 놓치지 않고 시청했다.
지난달 30일에도 미국 대 이란의 월드컵 경기를 본 뒤 두 시간 가량 잠을 자고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했다. 하지만 회사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눈을 감을 때 눈꺼풀의 움직임도 이상했다. 결국 근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렀지만, 쉬고 나면 괜찮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당일 오후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안면 마비였다. 병원은 침술, 안면 마사지 등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우한시 중심병원인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안면마비는 실제로 안면신경 마비로 입과 눈이 삐뚤어지고 눈꺼풀과 입술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면 동작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안면마비 환자가 예전보다 20% 늘었는데, 밤을 새워 월드컵 구경을 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한 겨울철에는 안면마비 발병률이 높은 시기이므로 노인 뿐 아니라 젊은 층도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밤을 새워 축구를 보는 팬들은 과로하지 말고 평소 신체 단련과 식단에 주의해 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남성 뤼씨는 며칠 째 밤을 새워 월드컵 경기를 보다가 시야가 흐려지고 어두워지며 뒤틀리는 증상을 느꼈다. 검사 결과 그의 안구 황반부의 망막에 장애가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들은 최근 과도한 축구 관람으로 눈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안구 건조, 홍종, 결막염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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