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온 건조한 날씨의 영향으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중국 쓰촨성 량산주(凉山州) 수도공사가 주민들에게 내린 긴급 공지가 누리꾼들 사이 화제다.
30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량산주 후이동현(会东县) 수도공사는 29일 주민들에게 물 절약을 호소하는 공지문에서 “지나치게 빈번한 샤워는 피부 건강에 좋지 않다”면서 “월 2~4회 정도가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날 해당 지역의 최고 온도가 39도에 육박했다는 사실이다. 공지문을 본 현지 시민들은 “이런 폭염에 씻지도 말라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도공사는 공지문에서 “올해 강우량이 급감하면서 두 곳의 수자원 저장량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도시 수도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수자원 저장량이 계속해서 감소할 경우 시간대와 지역을 나누어 수도를 공급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후이동현의 한 주민은 “낮에는 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단수되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날 스촨성 시창(西昌)시 공배수그룹 유한공사도 물부족 사태가 심각함을 호소했다. 공배수그룹은 “2023년 현재까지 시창의 총 강수량은 29.3mm로 예년 같은 기간 평균 96.2mm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면서 “물 공급이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계속되는 고온 기후로 물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해 이미 도시 물 공급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의 수요를 보장하기 위해 현재 원수(源水) 수색을 강화하고 모으고 있으나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수압이 낮거나 물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누리꾼들은 “물을 절약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더운 여름철 한달에 2~4번만 샤워하라는 권고는 너무 가혹하다”, “이 공지문을 작성한 이들부터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이렇게 더운 날엔 최소 이틀에 한 번은 씻어줘야 하는데”라며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후이동현 수도공사는 “이 공지문을 처음 작성, 배포한 시기가 겨울이었다”면서 “시민들이 꼭 이 공지문에 제시한 대로 샤워할 필요는 없고 각자 상황에 따라 결정하되 물을 평소보다 절약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