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루이비통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기 그지없다. 유럽 명품은 중국에서 다 산다고 해도 된다. 자동차 한 대보다 비싼 시계 차고 다니는 것이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명품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나라다. 사랑의 유통기한이 18개월이라고 하는데 루이비통에 대한 사랑은 유통기한도 없나 보다.
얼마 전 LVMH(Louis Vuitton, Moet & Chandon,Henessy)가 유럽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 넘었다는 기사가 났다. 난 명품 브랜드는 하나도 없는 줄 알았는데 나의 리모와(Rimowa) 캐리어가 LVMH 계열 브랜드 중 하나인 걸 그때 알았다. 나도 명품(?)을 하나 가지고 있네.
4월에 한국 갔다 온다고 하니 직원이 루이비통 캐리온 핸드백을 사다 달라고 했다. 한국 면세점과 백화점에 물어보니까 없다고 해서 매장 문턱도 못 밟아 보고 왔다. 역시 나하고 LVMH하고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 생각했는데 최근에 이런 소문이 돌았다. LVMH에서 윌스(Will s威尔士)라는 피트니스 클럽을 인수했다는 거다.
윌스는 상하이에 본사에 있고 중국 전역에 체인점이 있는 대형 피트니스 클럽이다. 고급은 아니어도 GX(단체수업)가 잘 되어있어 퇴근하면서 운동하러 다닌다. 내가 다니는 윌스를 LVMH가 인수했다고? 이거 뭐지.
LVMH 인수 후 전체 체인점의 80%를 프리미엄급 윌스W로 업그레이드하고 회원권 가격도 올릴 예정이니 지금 회원권을 사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돌았다. 상장도 예정되어 있어서 향후 회원권의 가치도 오를 거라는 이야기는 양념이다. 궁금해진 나는 윌스 매니저에게 물어봤다.
“LVMH가 윌스를 인수했다는 데 맞나요?”
2018년도에 이미 투자해서 상당 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음, 뭔가 이상하다. 챗GPT에다 물어볼까 하다 다시 검색했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ilt) 회장 일가의 자산관리를 해주는 사모펀드 엘 카털튼(L Catterton)에서 2018년에 윌스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거다. LVMH에서 투자한 게 아니라 아르노 회장 일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PF Private Fund에서 투자를 한 것이다. 엘 카털튼은 우리나라 YG나 젠틀 몬스터에도 투자했다. 내가 즐겨 신는 버켄스탁에도 투자했다. 웬만한 괜찮다는 브랜드에는 다 투자하는 회사이다.
루이비통이 윌스를 인수했다는 소문은 2018년에 루이비통이 아니고 회장일가 자산관리 운용 펀드사 엘 캐털튼이 지분 투자를 하고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루이비통의 L만 스쳐도 프리미엄이 붙고 선망과 주목의 대상이 되니 루이비통이 좋기는 좋나 보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SNS의 발달로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흐르는 과잉의 시대다. 검증이 안 된 정보나 나쁜 의도를 가진 정보도 넘친다. 많은 것은 없는 것만큼 안 좋을 수 있다. 디지털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고달픈 일상에서도 분명한 것은 나는 퇴근하고 운동을 가야 한다. 윌스 소유주가 LVMH이든지 엘 캐털튼이든지 가방 메고 피트니스 클럽으로 간다. 그런데 내가 멘 가방에 이런 말이 써 있네.
‘나는 쉬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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