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로 향하던 제6호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가 갑작스럽게 변동되면서 ‘상하이 태풍 결계설’에 현지 누리꾼들이 더 무게를 싣고 있다.
1일 상관신문(上观新闻)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당초 상하이 남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북서진으로 경로를 급선회하면서 한국과 일본 쪽을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1일 오전 5시 기준, 초강력급 태풍으로 세력을 키운 카눈이 오키나와에서 남동쪽으로 약 285km 떨어진 북서태평양 해상에 있다고 전했다.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16급(52m/s)로 중심 최저 기압은 953hPa이다.
태풍 카눈은 세력을 더 키우면서 시속 약 20km 속도로 북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눈은 류큐 열도 남쪽 해상에 접근하다 2일 오전 동쪽 해상으로 이동한 후 점차 저장 중부에서 푸젠 북부 해안 쪽으로 접근할 전망이다.
상하이 중앙기상대는 1일 오전 9시 뇌전 황색경보를 발령해 앞으로 24시간 내 상하이시에 천둥, 번개가 나타나 재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최대 시간당 20~35mm의 짧지만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카눈이 화동 지역 연안을 거쳐 동쪽 해상로 이동한 뒤 속도가 점차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8월 초 상하이시는 태풍 외부 영향으로 강한 바람을 동반한 소나기가 다발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태풍 외부의 순환으로 상하이에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초강력급 태풍이 상하이를 목전에 두고 경로를 급선회하는 상황이 이번에도 나타나자 현지 누리꾼들은 “상하이에 태풍 결계가 있는 것이 확실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저장성, 푸젠성, 광동성의 좁고 긴 해안선에 비해 상하이는 ‘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하이에 태풍이 상륙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농구로 비유하자면, 광동이 농구대의 백보드라고 한다면 상하이는 매우 작은 농구 바스켓으로 골을 넣어도 백보드에 부딪힐 확률이 더 큰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상하이는 북쪽에 위치해 위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태풍이 도달하기 어렵다고 지적된다. 실제로 많은 태풍이 중국 동쪽 해상에 도달하면 아열대 고압 분계선을 넘어 점차 방향을 틀어 실제로 ‘결계’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