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의 정도가 심해 치아의 신경까지 닿은 경우 신경치료를 통해 자연 치아를 보존한다. 많은 분들이 신경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경치료를 받고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치아가 아파 내원을 하시는 환자분들이 있다. 신경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치아, 왜 다시 아파오는 걸까?
치아의 신경(치수)은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개개인마다 신경관의 위치, 모양이 제각각이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치료 시 세심한 주의력이 요구된다. 게다가 신경치료는 블라인드 치료(의사가 직접 환부를 보고 치료하는 것이 아닌 손의 감각에 의지하여 진행해야 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정확한 신경관의 파악과 깨끗한 염증 제거가 치료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수 차례의 소독과 말끔한 염증제거를 위해서 신경치료는 대부분 2~3회에 나누어 진행한다.
신경치료 중이거나 치료를 마친 바로 직후에는 치료 중 받았던 자극으로 며칠 간 심하지 않은 불편감이 느껴질 수 있고 이는 곧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신경치료를 끝낸 후 수 개월 또는 수 년이 지난 후에 치아가 아파오기 시작한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 시 감염된 신경이 깨끗이 제거되지 않은 경우
첫째, 감염된 신경이 치료 시 깨끗하게 제거되지 않은 경우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치아 신경 모양의 복잡성 때문에 신경치료시 감염된 신경이 미세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난 후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발생하거나 혹은 잇몸에서 고름이 잡히고 음식물 섭취 시 통증이 생긴다면 신경관 내의 감염이 의심되며 더 나아가 뿌리 주변의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재신경치료가 필요하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미세현미경은 주로 신경외과의 미세수술에 사용되어온 장비다. 이 미세현미경은 약 4배에서 40배까지 확대가 가능하며 육안으로 확인 불가한 부위를 관찰할 수 있어 난이도가 높은 치과 치료에 매우 유용하다.
치아에 균열이 생긴 경우
두 번째, 치아에 균열이 생긴 경우이다. 감염이 되어 치아 뿌리 내벽에 달라붙은 염증을 깨끗이 제거하기 위해서는 치아 내벽을 긁어 신경관을 넓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치아 뿌리의 만곡이 심하거나 이미 염증으로 치아의 내벽이 많이 약해졌을 경우 내벽을 긁을 때 미세하게 금이 갈 수 있는데, 이는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고 시간이 지난 후 음식 섭취 시 불편하고 뻐근한 느낌이 들고 더 지나면 잇몸이 붓고 치아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신경치료를 한 치아는 영양과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신경치료 후 크라운 등으로 치아를 감싸 이 같은 균열을 예방 할 수 있는데, 특히 대구치(어금니) 신경치료 후 크라운 등의 수복 치료를 하지 않은 치아에서 치아 파절이 많이 발견된다. 이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치아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등의 치료를 하게 된다.
신경치료는 아주 흔한 치과치료이지만 정밀함이 요구되는 어려운 치료이다. 신경치료전에 CT촬영 등으로 치아신경관의 위치 파악과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신경치료를 하지 않도록 평상시의 구강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당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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