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짧았던 겨울 방학이 어느덧 막을 내리고, 3월과 함께 2학기를 맞이한 중국과는 다르게 봄에 새 학기를 맞이한 한국은 신입생이라는 신분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에 바쁘다. 그렇다면 중국 학교는 어떠할까? 9월 학기제인 중국은 한국 학생과 달리 입학에 대한 기대감은 없지만, 체육대회가 시작된다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월드컵 같은 열기의 중국 대학교 체육대회
이번 기사의 취재 학교인 저장대학교에는 신입생들의 대회인 신셩베이(新生杯), 지인들과 함께하는 98베이 (98杯) 그리고 학원을 대표하여 참여하는 산하오베이(三好杯)가 존재한다. 일 년에 3번의 참여기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번에 소개할 산하오베이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대회 공공관리학원(公共管理学院)팀 참가자 리아오린(李奥林)은 “산하오베이는 학교에 적응을 마친 후, 본인 학원, 전공에 대해 소속감을 가지고 참여하는 첫 교내 대회인 만큼 가장 큰 대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많은 학생의 관심을 받는 대회인만큼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저장대학교 산하오베이 남자 11인 경기의 대표적인 규정을 살펴보면, 2조 1항 “각 팀은 실제 축구팀처럼 최소 16명 이상, 28명 이하의 스쿼드를 갖추어야 한다.” 2조 2항 “참가 학생의 혈압, 심전도 등의 건강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며, 참가 학생은 손해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등 경기 시작 전 규정에서부터 참가자인 학생의 건강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는 규칙들이 있다.
또한 월드컵, 수많은 축구 컵대회와 마찬가지로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며, 각 학원 및 팀의 대표자들이 가서 직접 추첨하며, 강팀을 만나느냐, 피하느냐 등의 실제 축구팀과 마찬가지로 조 추첨의 희비를 느낀다.
[사진=2024 저장대 산하오베이 남자축구 추첨식(출처: 저장대학교축구협회 浙大足协)]
대부분의 규칙이 축구 규정과 동일하며, 특별한 점은 경기 관리 및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7조 “각 팀당 1,000위안의 보증금을 받아 벌점 1점당 1위안을 차감한다.” 등의 벌점제도가 존재해 경기 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폭력, 불참 등의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사진=저장대학교 공공 관리학원의 축구팀(출처: 직접촬영)]
중국의 대학교 체육대회의 묘미
축구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는 각양각색의 축구 저지이다. 오늘날 블록코어라는 패션에서도 종종 활용되며, 축구 저지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 역시 적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참가자들 역시 저지에 대해 의논하며, 팀원과 팀들끼리 원하는 저지를 상의한다.
팀원의 대다수가 좋아하는 축구팀의 저지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전공학원의 특색이 담긴 저지를 직접 디자인해 입는 등, 혼자라면 경험하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본과생부터 박사생까지 참여가능한 이 대회는 수업이나 동아리 등이 아니라면, 쉽게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 없던 중국, 말레이시아, 짐바브웨, 체코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공통된 관심사인 스포츠로 친해질 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남자에게 인기가 많은 축구 특성상 남자 대회만 여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여성의 스포츠 참여가 비교적 많은 중국 대학에서는 여성 경기 역시 진행되며, 남성팀의 여성 코치 및 매니저도 쉽게 볼 수 있다.
산하오베이 축구 경기(출처: 저장대학교 축구협회 浙大足协)
산하오베이 축구 경기(출처: 저장대학교 축구협회 浙大足协)
열정으로 모이는 우리
본 대회는 우승 상금이 없다. 저장대학교의 규정에 따르면 조직위는 상위 8개 팀에게 트로피를 수여하고, 1-8위의 경기 성적은 다른 학원 종합 운동회 성적에 합산되는 혜택을 제공할 뿐이다. 또한 많은 관중이 응원을 해주지도, 성적에 도움이 되지도 않지만 참여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
실제 캠퍼스가 다양한 저장대학교에서, 샤오싱(绍兴)에 위치한 한 학원이 경기 참여를 위해 아침 기차를 타거나, 경기 전날 항저우 캠퍼스로 와서 경기를 준비하는 강행군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스포츠를 통해 다른 국적의 친구들과 승리를 쟁취하는 경험을 즐기는 것이다. 국적 불문, 남녀노소 하나 되어 즐길 수 있는 중국의 체육대회는 학기마다 진행가능한 스포츠 대회가 열리니 뜨거운 열정으로 참여해 좋은 경험을 쌓기를 추천한다.
학생기자 박진영(저장대 사회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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