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 지방정부가 주택 구매를 자극하는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매출은 전년도 동기 대비 45% 감소하면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1일 제일재경(第一财经)은 시장조사기관 커얼루이(克而瑞)가 발표한 데이터를 인용해 4월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운영 매출은 3121억 7000만 위안(59조 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9%, 전년도 동기 대비 44.9% 감소했다고 전했다. 월 실적 규모로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이다.
커얼루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4월 운영 매출은 각각 1조 359억 7000만 위안(197조 900억원), 4306억 3000만 위안(81조 9300억원), 5665억 4000만 위안(107조 7800억원)으로 올해 실적이 3년 전의 3분의 1도 못 미쳤다.
올해 1~4월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누적 매출은 1조 914억 1000만 위안(207조 6400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46.8% 감소했다. 커얼루이는 5월 이들 기업의 절대 매출액이 4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준치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5월 100대 업체의 실적은 여전히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100대 업체 중 70%가 월 실적이 전월 대비 감소했다. 상위 50대 업체 중 바오리, 비구이위안, 궈마오, 런헝즈디, 위엔양그룹 등 12곳만 전월 대비 상승한 가운데 롱촹은 개별 인기 프로젝트 개시로 전월 대비 무려 256% 급증했다.
반면, 상위 50대 업체 중 완커, 자오상셔커우, 빈장, 젠파, 롱후, 화파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4곳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각 지방정부는 각종 지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정책 효과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형세가 반복되고 있다. 전국 분양 주택 판매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시장 바닥’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보편적인 의견이다.
4월 부동산 실적이 3월의 ‘봄바람(小阳春, 소양춘)’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외신의 중국 부동산 시장 전망은 점차 변하는 추세다.
린전홍(林镇鸿) UBS 중화권 부동산 연구원 분석가는 “3년간의 하락 후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우리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처음으로 낙관적 입장으로 변했다”며 “수년간의 하락 끝에 중국 부동산 시장은 천천히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