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관찰자망(观察者)] |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의 핵심 계열사인 헝다자동차(恒大汽车)가 3600억에 달하는 정부 보조금을 반환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23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은 전날 헝다자동차가 발표한 공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헝다자동차의 자회사인 헝다신에너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9년 4월 29일 한 지방 정부와 투자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얼마 전 계약 내용 불이행을 이유로 지방 정부 측에서 ‘중화인민공화국민법’에 따라 계약 해지와 함께 보조금 약 19억 위안(약 3579억 원)을 반환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지방정부 측에 협조 공문을 보냈고 헝다자동차 주식은 지난 17일부터 거래 정지 상태다.
최근 헝다자동차 주가는 70%까지 치솟았고, 거래 정지를 발표한 당시에도 이전보다 52.23% 상승된 가격으로 거래를 중단했다. 헝다자동차는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 거래를 중지한다고 추가 발표한 바 있다.
얼마 전 헝다의 창업주 쉬자인(许家印)회장의 홍콩 호화 저택이 헐값에 매각되었다는 보도 내용처럼 헝다그룹은 물론 헝다자동차도 자금난이 이어지고 있다. 두바이 자동차 제조업체 NWTN과의 투자 계약이 만료되면서 더 이상 자금이 투입되지 않고 있다. 원래 2023년 8월 14일 NWTN과 체결한 투자 계약에 따르면 초기 투자금 5억 달러, 나머지 투자금 6억 위안은 2023년 4분기까지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지만 최근 공시 내용에서는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NWTN의 투자금이 헝다자동차의 숨통을 트게 해 줄 ‘창구’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래 계획으로는 이 자금은 헝다자동차 텐진공장 가동에 사용해 헝츠5(恒驰5)의 정상 가동, 헝츠6,7의 양산에 쓰여야 했지만 모두 무산되었다.
최근 발표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2월 31일 기준 헝다자동차의 누적 적자는 1108억 4100만 위안(약 20조 8835억 원)에 달했고 현재 보유한 현금은 1억 2900만 위안(약 243억 원)에 불과했다. 지방정부가 요구한 반환금의 10%에 불과한 상황인 셈이다. 게다가 NWTN과의 투자 계약 무산으로 텐진공장은 결국 3월 가동을 중단했다.
헝다 측은 적극적으로 전략 투자자를 유치하겠다고 의지를 다졌지만 전문가들은 “헝다 자체적인 발전 말고 외부에 의존해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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