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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7] “상하이에 오실 거죠. 152만 원짜리 텀블러 보고 가실게요”

[2024-12-07, 06:50:33] 상하이저널
'2024년 11월 8일부터 무비자 15일, 2024년 11월 30일부터 무비자 30일'

우리나라에서 마음 속으로 제일 멀었던 나라, 중국이 갑자기 우리 곁에 착 다가왔다. 각 여행카페마다 중국 관련 검색량과 회원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그나마 더 낯선 칭다오와 상하이로 오는 한국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 1박 2일로 왔다가도 그 값을 하는 상하이로 제일 핫하다. 이 핫한 상하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낄까?

2024년 7월 22일, 루이뷔통 초콜릿 매장이 문 열었다. 파리, 싱가포르에 이은 3번째 매장이다. 가만있어도 땅에서 사우나 스팀 같은 열기 푹푹 올라오는 7월 한여름 폭염에도 루이뷔통 초콜릿을 사려는 열정과 관심은 상하이 더위만큼 뜨거웠다. 내가 흥미 있게 본 것은 매장을 연 도시다. 싱가포르, 상하이 이 두 도시의 공통점은 아시아에 있는 중화권 도시라는 거다. 국민소득 13만 달러 넘는다는 미국 제치고 굳이 굳이 아시아권에 매장을 2개나 열었다.  

싱가포르 1인당 GDP가 8만 달러가 넘어도 인구가 700만 명(거주권자도 많아 실제 싱가포르  국민은 500만명이 안 된다) GDP 총합이 약 5,600억 달러 정도다. 상하이 인구가 2,500만 명 정도인데 1인당 GDP가 27,000달러 조금 넘는다. 항상 평균은 낮아도 총합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중국이라 상하이 국민소득 합계는 약 6,750억 달러가 넘는다. 

전 세계 1인당 GDP 5위인 싱가포르와 70위인 상하이에 루이뷔통 초콜릿 매장이 생긴 것은 소비해 줄 사람들은 중화권이라는 거다. 국민 수보다 많은 1,3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오는 싱가포르, 1인당 GDP가 27,000달러여도 총합으로 싱가포르보다 높은 상하이가 아낌없이 루이뷔통 초콜릿을 사준다. 지난 주말에 루이뷔통 초콜릿 매장에 구경 갔다. 

[사진=쳰탄(前滩) 타이구리(太古里) 쇼핑몰 내 루이뷔통 매장]

상하이 쳰탄 타이구리(前滩 太古里) 쇼핑몰에는 전 세계 명품 매장은 다 있다. 명품을 보면 아낌없는 재료 사용과 파격적 디자인과 색상의 새로운 제품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원가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좋은 재료를 마음껏 사용하고 얼마 팔려야 할까 하는 고민 없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겠다는 과감한 시도와 새로운 해석이 좋다. 초콜릿은 미슐랭 셰프인 막심 프레데릭이 프랑스에서 최고급 재료로 만들었다고 한다. 

매장 안에는 트렁크를 끌고 온 여행객도 있다. 매장은 루이뷔통 트렁크를 초콜릿 모양도 루이뷔통 로고를 소재로 했다. Vivienne on Malle 인형 초콜릿은 귀엽다. 제일 저렴한 초콜릿은 9피스에 240위안이고, 비비안 인형 모양 초콜릿 3200위안이다. 

[사진=Vivienne on Malle 인형 초콜릿 3200위안]

 

텀블러컵도 있다. 나중에 검색해 봤더니 이 텀블러 하나 살 돈이면 스타벅스 텀블러 290개 살 수 있는 8,000위안 넘는 걸로 유명하더라. 초콜릿을 사면 예쁜 주홍색 루이뷔통 쇼핑백에 담아준다. 쇼핑백만 보면 초콜릿이 아니라 제품을 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진=8000위안이 넘는 루이뷔통 텀블러]

중국 사람들은 내가 살 수 있는 “제일 저렴한 루이뷔통”라고 부른다. 루이뷔통 가방을 살 때는 사람들이 고민하지만 초콜릿은 쉽게 살 수 있다. 에르메스 여권지갑이나 스카프 산 사람이 결국 버킨백 사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초콜릿이라도 루이뷔통을 맛보면 결국은 가방사고 옷, 신발 사게 된다. 티파니도 카페 차려 초콜릿도 팔고 커피도 팔고 루이뷔통은 쓰촨성 청두에 팝업 레스토랑도 차렸다. 글로벌 럭셔리 회사들이 먹고 마시는 생활 속 소비로 저변을 확대하며 끊임없는 명품을 소비하라는 달콤한 밤바람이 살랑거리는 상하이의 화려한 밤이다. 

상하이 봉쇄 기록 <안나의 일기> 드디어 끝난 중국 제로코로나를 기록한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저자. -blog.naver.com/na173515
master@shanghaibang.com    [제갈현욱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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