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 복귀자들 핵산 검사 권고
76일 만에 봉쇄령이 해제된 기쁨도 잠시, 우한을 떠나는 이들은 ‘그린코드(绿码)’, 코로나19 핵산 검사, 14일간 자비 격리에 발목이 잡혔다.
8일 신랑신문(新浪新闻)은 봉쇄 해제 첫날, 일상 생활에 복귀하기 위해 우한을 떠난 이들이 각 지역의 강력한 진입 규제로 기차표 및 항공권 환불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그린코드, 코로나19 핵산 검사, 자비 격리는 우한을 떠나는 이들이 필수적으로 직면하게 될 현실이다. 다수 지역에서 이들에게 그린코드와 2번의 핵산 검사 결과, 14일간 자비 격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후베이의 ‘그린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양(杨) 씨는 봉쇄령이 해제된 첫날인 8일 우한을 출발해 항저우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하지만 양 씨는 항저우에 진입할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봉쇄령이 해제되기 전날 저장성이 “우한 지역에서 온 이들은 코로나19 핵산, 혈청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와야만 저장성 ‘그린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같은 처지에 놓인 자가 양 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한 정책에 따르면, 우한을 떠나기 위해서는 후베이 그린코드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전국 각 지역별 진입 조건은 수시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저우 바이윈구(白云区)의 경우 8일 이후 우한 호적의 사람이 진입할 경우 최근 진행한 핵산 검사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만약 검사 결과가 없다면 즉시 검사를 진행하고 음성이 확인된 뒤에야 주택 단지 진입이 가능하다.
단, 여기서 ‘최근’ 진행한 검사 결과라는 조건이 발목을 잡는다. 베이징의 경우 최근 7일 내 진행한 핵산 검사 결과가 있어야만 단지로 진입할 수 있다는 규정을 봉쇄령 해제 전날 밤 8시가 되어서야 발표했다. 사전에 표를 끊고 떠날 채비를 하던 우한 거주자들은 유효기간이 지난 검사 결과를 버리고 다시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놓였다.
항저우시 첸탕신구(钱塘新区)는 핵산, 혈청 보고서 유효기간을 이보다 더 짧은 3~4일로 정했다. 기간이 지난 경우 현지에서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한을 떠날 계획을 갖고 있던 이들은 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8일 복직을 위해 광저우로 향하는 기차표를 구매했던 저우(周) 씨는 거주지 셔취(社区)로부터 “핵산 검사 결과가 없으면 단지 진입 불가” 통보를 받고 기차표를 환불했다.
상하이시는 우한 봉쇄 해제에 맞춰 기업들에게 복귀 인원들의 자발적인 핵산 검사를 권고했다. 원칙적으로는 강제사항은 아니며 비용도 자부담이다.
상하이 모 주민위원회 위원은 “현재 상하이로 들어올 계획이 있는 우한 사람은 잠시 돌아오지 말라”고 권고했다. 며칠 뒤 정책 상황을 지켜본 뒤 돌아오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주민위원회 위원은 “지금 상하이로 와봐야 14일 자비 격리라는 경제적 손실만 입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하이 송장(松江)구 일부 주택 단지에서는 상하이 진입 후 14일간의 격리 증명서가 없으면 단지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관리되고 있는 단지에서도 우한에서 온 이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14일간 격리 지침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상을 찾아 들뜬 마음으로 우한을 떠났지만 뜻밖에 마주한 현실에 우한 시민들은 자신이 차별을 당하지는 않을 지, 자비 격리가 유일한 선택지가 되는 것이 아닌 지 고심이 깊어진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