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전국 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 차기 대선 후보로 떠오른 이낙연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당 대표 두 명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며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곳이 있다. 바로 서울특별시 중북부에 위치한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구다. ‘정치 1번지’와 함께 ‘민심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종로구는 선거 때마다 막강한 정치인들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미래통합당 당대표 황교안 후보가 경쟁했다. 그렇다면 종로구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종로구의 성장 역사
종로구가 정치 중심지로 성장하게 된 것은 약 600년 전인 조선 시대부터다. 한양 도읍의 중심지였던 종로구 안에는 경복궁, 창덕궁, 종묘와 성균관 등 여러 궁궐, 사당과 교육기관이 자리 잡아 조선의 심장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종로구가 조선 시대부터 정치 1번지가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언론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 최대 규모의 상가, 운종가(雲從街)에 전국 곳곳의 상인들이 집결했고 이것은 곧 정보의 집결을 의미했다.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린다 하여 운종가로 불리게 된 이 상가를 통해 전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가 종로구에 집중될 수 있었다. 이는 근대로 넘어 오면서 많은 언론사와 출판사가 종로구와 그 주변에 자리 잡게 되는 배경이 됐다.
1910년, 일제는 식민 지배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치•경제•교육•언론의 중심지인 종로구를 집중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하면서 618간 조선의 왕권을 상징해온 경복궁 근정전 바로 앞에 조선총독부를 건설했다. 일제의 행정 기구와 서양 열강들의 공사관만 남겨진 종로구는 35년간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의 역할을 잃어버린 채 광복을 맞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다시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종로구 출신 역대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등 여러 행정 기구가 종로구에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국민이 정치적 주장을 가장 잘 표출할 수 있는 광화문 광장은 종로구를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종로구가 지닌 정치적 가치와 힘은 선거 기간만 되면 막강한 후보들이 종로구 출마를 선언하는 이유이다. 현재 대한민국 역대 12명의 대통령 중 무려 3명이 종로구 국회의원 출신이다.
국회의원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제3대 종로구 갑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윤보선 전 대통령은 1960년 대한민국의 제4대 대통령이 된다. 1996년, 제15대 종로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제17대 대통령이 된다. 1998년,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이명박은 서울특별시장 경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거를 통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이후, 2002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대통령 외에도 종로구는 많은 국무총리, 장관과 정치인을 배출해냈다.
다른 나라에도 ‘정치 1번지’가 있나?
흔히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종로구가 대한민국 정치 1번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특정 정당만을 지지하지 않은 접전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종로구는 예전부터 고정된 정당이 아닌 당시 민심에 따라 지지 정당이 여러 번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 중앙집권적 체제의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정치 1번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며 미국 역시 뉴욕과 워싱턴 D.C를 정치 중심지라 하지만 민주당이라는 특정 정당만을 지지하기에 ‘정치 1번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한국의 정치적 특징을 나타내는 종로구는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서 선거 때마다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학생기자 박준용(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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