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대 규모의 거래 내역을 위조한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가 첸즈야(钱治亚) CEO와 루젠(刘剑) COO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13일 환구망(环球网)에 따르면, 12일 루이싱커피 이사회는 재무 조작 관련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 두 사람을 경영진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석이 된 CEO 자리는 루이싱커피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사장인 궈진이(郭瑾一)가 임시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재무 조작 사건에 연루된 6명의 직원도 직위 해제 또는 휴직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루이싱커피는 해임된 첸즈야, 루젠을 대신해 차오원바오(曹文宝) 수석 부사장, 우강(吴刚) 부사장을 신임 이사로 부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루이싱커피는 지난달 2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22억 위안(3808억원) 상당의 거래액을 부풀렸다는 내용의 문건을 제출하며 스스로 재무 조작 의혹을 인정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루이싱커피의 자본 및 지출 비용 모두 허위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이 알려진 뒤 루이싱커피 주가는 84% 폭락했다.
이후 루이싱커피 이사회는 단계적 조치로 새로운 경영진을 꾸리고 이사회에 새로운 인물을 포함시키는 등 회사의 자신감을 대외에 알리려는 시도를 취해왔다. 이어 지난달 말 루이싱커피는 시장감독부서에 적극 협력해 경영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전국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루이싱커피의 노력에도 다수 투자 기관이 루이싱커피에 넣은 자금을 철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까지 루이싱커피에 대한 투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CRGI(Captial Research Global Investors)는 지난 11일 보유하고 있던 모든 지분을 정리했다. 지난 2월 10일 기준, CRGI가 보유하고 있던 루이싱커피 지분은 9.2%였다.
이에 앞서 론 파인 캐피탈(孤松资本)도 지난 2월 12일 지분을 5% 이하로 낮춘 데 이어 결국 지난달 3일 지분을 정리했다.
루이싱커피는 지난 4월 7일 이후 미국 나스닥에서 주식 거래가 전면 중단됐다. 최종 거래 가격은 4.39달러, 시가 11억 달러(1조 3475억원)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