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블라인드 상자 브랜드인 팝 마트(泡泡玛特, POP MART)가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 IPO(기업공개)를 신청했다.
2일 앙광망(央广网)은 홍콩증권거래소가 공개한 팝 마트 IPO 투자설명서를 인용해 지난 2017년부터 팝 마트의 매출 및 순이익이 폭증했다고 전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팝 마트 매출은 순서대로 1억 5800만 위안(270억 4800만원), 5억 1400만 위안(880억원), 16억 8300만 위안(2880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2년간 매출 성장률이 각각 225%, 227%에 달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팝 마트의 순이익은 순서대로 156만 위안(2억 6700만원), 9952만 위안(170억 3500만원), 4억 5100만 위안(772억원)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자료만 보면 순이익률은 26.8%에 달하며 총이익률도 2017년 47.6%에서 2019년 64.8%까지 불어났다.
10년 전 작은 장난감 가게로 시작한 팝 마트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블라인드 박스’ 마케팅과 관련이 깊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블라인드 상자 투기를 뜻하는 ‘차오망허(炒盲盒)’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팝 마트 매출도 크게 증가한 것이다.
‘블라인드 상자’는 귀여운 아기 모형이 들어있는 피규어 장난감으로 상자 안에 어떤 제품이 들어있는 지 알 수 없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 마케팅이 젊은이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실제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한정판 버전의 망허 제품이 원가보다 40배를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 내 팝 마트 매장은 114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팝 마트는 3년 전부터 도입한 무인 자판기를 지하철 역, 쇼핑몰 등에 설치해 젊은이들이 보다 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까지 팝 마트가 설치한 무인 자판기는 825에 이른다.
한편, 팝 마트는 30대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닝(王宁, 33세) 팝 마트 창업자 겸 CEO는 전반적인 전략 계획과 경영 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아내인 양타오(杨涛)는 제품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왕닝 팝 마트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팝 마트가 디즈니와 같이 가치가 높은 슈퍼 IP를 보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