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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췐루 코로나 뚫고 화려한 부활

[2020-06-13, 05:59:30] 상하이저널
한식당 “별그대 교훈, 되찾은 활기 놓치지 말자”
맛•서비스 유지, 한국 문화 컨텐츠 접목해 장기 전략으로

코로나19가 쓸고 간 한인타운에 봄이 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임대료 문제로 고심했던 업주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토, 일 양일간 홍췐루 방문객 10만명, 노천카페 한 곳 커피 판매 1000잔, 식당 입구에 대기표를 받는 고객들, 계산대 앞에 줄을 선 한인마트…. 홍췐루는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했다. 

5월 중순, 홍췐루가 중국인 방문객들로 서서히 붐비기 시작했다. 노천 마켓이 생기고, 야시장과 무대가 설치되고, 저녁시간 즐비한 포장마차까지…. 홍췐루는 한 주 한 주 달라졌고, 방문객들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징팅다샤 노천카페 월 7000위안, 징팅톈디 앞 가판 부스 1개당 하루 300위안(판매용)~450위안(홍보용)으로 임대되고 있다. 또 징팅톈디 뒷편 포장마차는 매장 한 곳당 월 임대료가 약 7000위안 정도라고 한다. 

 


 


 



홍췐루 활기 찾은 이유?

상해화동한식품협회(회장 장경범)는 홍췐루 활성화 이유를 이렇게 분석한다. 

첫째, 징팅실업의 ‘서울야시장(首尔夜市场)’ 기획과 홍보가 좋은 반응을 보였다.
둘째, 코로나19로 한국 여행을 갈 수 없는 중국 여성들이 대체지로 홍췐루를 찾고 있다.
셋째, 완상청과 아이친아이의 후광 효과로 이곳에서 식사를 한 후 홍췐루로 쇼핑•문화를 즐기러 온다.

넷째, 홍췐루는 지난해 12월말부터 중국인 고객들이 찾기 시작해 식당 매출이 상승 중이었다. 당시 포장마차를 소재로 방영된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인기 영향도 입었다. 이 드라마는 3월 말까지 방송됐다.
다섯째, K-방역으로 ‘안전’한 한국 이미지도 한 몫 했다. 중국인 고객들이 안심하고 홍췐루를 찾도록 하는데 기여했을 것으로 본다.

이처럼 상해화동한식품협회는 최근 홍췐루 활성화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홍췐루 활기, 여름 특수로 끝낼 것인가?

홍췐루 상가 업주들은 코로나19 불황과 위기를 뚫고 되찾은 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드라마 ‘별그대’ 당시의 교훈을 새기겠다는 것. ‘별그대’로 홍췐루가 중국인 방문객들로 가득 찼을 때, 한식당들은 너도나도 치킨 판매에 몰입했다. 한식당 수가 늘면서 서로 경쟁해야 했다. 드라마 이슈가 사그라들면서 홍췐루 고객도 쑥 빠졌다. ‘홍췐루=치킨’이라는 컨텐츠 한계도 재방문율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상해화동한식품협회 장경범 회장(한향원)은 “현재 상하이에서 저녁 경기가 활발한 곳은 신천지와 한인타운 정도일 만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별그대 당시 상황을 교훈 삼아 한식품•한식당에만 집중하는 것 보다 한국 문화와 유행 컨텐츠 업종을 유입시켜야 할 것”이라며 “이 기회를 잡아 한인타운의 장기적인 발전에 가능성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통영식음관리 박준삼 부대표는 “주말 홍췐루는 관광지 느낌이다. 한인타운이 지역커뮤니티에서 상업적으로 바뀌고 있다. 스펙트럼이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매출 회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한국 문화를 접목시킨 한인타운가 될 수 있도록 터닝포인트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췐루 활기가 서울야시장(首尔夜市场) 여름 특수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가 업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식당은 손님이 많으면 서비스와 맛에 소홀해진다. 서비스와 맛에 불만이 생기면 재방문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별그대 당시 교민 고객들이 했던 지적이기도 하다. 입맛이 깐깐한 한국인 고객을 홀대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서비스에 소홀했다. 이럴 때일수록 고객 서비스와 한식 고유의 맛을 잃지 않도록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익은 건물주만? 다시 등장한 임대구조 문제

상해화동한식품협회 박계주 부회장은 “홍췐루 활성화는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심리적인 위안도 크다”고 말하고 “하지만 건물주와 방동(房东)이 아닌, 우리 교민들의 구심점을 얼마만큼 다질 수 있을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 심각하게는 한인타운 이전 문제까지 논의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나 상가 업주들은 한인타운 이전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인타운 건물의 2방동-3방동-4방동 체제에 해결방안이 있을 것인가. 

런던카페 박영복 사장은 “임대 구조 문제는 시장경제 흐름이다. 식당 운영자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홍췐루 한 노천카페는 금~일 3일간 커피 1000잔을 판매한다. 런던카페보다 알차다. 한인타운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 임대 구조를 고민하는 것보다 오히려 홍췐루가 활성화되고 있을 때 5년 장기계약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임대료 측면에서 이익”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오랜 불황과 위기를 뚫고 더욱 화려하게 부활한 홍췐루, 상가 업주들은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또 한번 고민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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