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며, 반년 이상의 시간을 전염병과 공존 중이다. 이제는 마스크 없는 일상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 삶에 깊숙하게 스며들어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학생들의 일상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비대면 강의를 통해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으며 비대면 시험이라는 이례적인 형식으로 학기가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학기가 종료된 후 이번 여름에 졸업을 맞이한 학생들의 졸업식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을까? 중국에서 진행된 다양한 형태의 졸업식에 대해 알아보자.
새로운 졸업 풍경, 온라인 졸업식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부서기 겸 시교위 신문대변인은 6월 21일에 리이(李奕) 고등교육기관(高校, 대학/전문대학/기술대학의 총칭)의 경우 9월 개학 전까지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소재의 대학들은 대부분 ‘온라인 졸업식’ 방식을 채택했다. 일부 학생들만 오프라인 졸업식에 참여하고 나머지 졸업생들과 졸업생의 가족, 친지들은 매체를 통해 중계되는 '온라인 졸업식(云毕业典礼)'로 졸업식을 함께했다.
중국 대표 명문대인 칭화대학교(清华大学)는 지난 6월 22~23일 양일간 온라인 졸업식을 열었다. 22일에는 석사생의 졸업식이, 23일에는 학부생의 졸업식이 이루어졌다. 이는 1911년 개교이래 칭화대 역사상 처음 진행된 온라인 졸업식으로, 직접 졸업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진행됐다. 졸업식 전 과정은 중국어와 영어 두 언어로 함께 중계됐으며, 인민일보. 신화통신, 웨이보, 틱톡, 페이스북, 트위터 등 매체를 통해 송출했다. 각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무리 없이 전달되도록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생중계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칭화대 졸업식에 참여하는 일부 졸업생들(출처: 人民网 인민망)
칭화대학교와 함께 중국 최대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베이징대학(北京大学) 역시, 칭화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졸업식을 진행했다. 7월 2일 진행된 베이징대의 온라인 졸업식에는 1만 2000여 명의 인원이 참여했으며, 졸업식은 중국어와 영어 두 언어로 인민일보, 차이나데일리, 북경일보, 텐센트 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바이두 등의 매체를 통해 생중계됐다.
로봇이 대신 받는 학위증서
5월 22일에는 난징요우디엔대학(南京邮电大学)의 석사생 졸업식이 진행됐다. 총 53명의 박사생과14,587명의 석사생에 대한 증서 수여가 이뤄졌으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78명 졸업생만이 대표 참석자로 현장에 자리했다.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학위 수여도 함께 진행됐는데, 학교는 졸업 가운을 입은 로봇의 얼굴에 태블릿을 부착해 졸업생이 직접 학위증서를 받을 수 있도록 연출했다.
난징요우디엔대학의 졸업식 풍경(출처 : 바이두)
졸업생은 로봇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졸업장을 수여 하는 총장을 볼 수 있고, 총장은 태블릿 화면을 통해 학생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난징요우디엔대학은 학생들이 최대한 직접 졸업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한 학교 측의 따뜻함과 로봇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졸업 풍경을 연출하며, 인터넷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후 졸업생들은 SNS를 통해 “학교가 학생들을 배려해줘서 감사하다, 재밌으면서 감동적인 졸업식이었다”는 후문을 남기기도 했다
졸업생들이 SNS에 남긴 후기(출처 : 바이두)
졸업식 생중계 접속자 수가 3000만 명?
또 하나의 특별한 졸업식이 있었다. 언론 분야의 중국 최고 대학인 중국촨메이대학교(中国传媒大学)의 졸업식이 6월 27일에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방송과 관련된 전공을 배우는 대학교인 만큼, 문화가 융합된 특색있는 졸업식이 이루어졌다. 다양한 축하 공연이 이어졌고, 중간중간 경품 추첨 이벤트를 진행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캠퍼스 주요 건물에 큰 스크린을 설치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장장 10시간의 시간 동안 졸업식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전체 졸업식이 영상으로 기록되었고, 졸업생들은 학교로부터 특별한 졸업 앨범을 선물 받은 셈이 됐다.
실제 아이치이에 공개된 졸업식 생중계 화면
촨메이대학의 졸업식은 많은 매체를 통해 보도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틱톡, 베이징타임즈, 텐센트 뉴스, 아이치이 등 20개 이상의 주요 매체가 일제히 졸업식을 생중계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졸업식 영상이 일반인들에게도 노출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통계에 따르면 당일 졸업식 생중계를 시청한 인원은 3000만 명이 넘었고, 졸업식 다음 날인 28일, 졸업식 관련 글의 조회 수는 4억 뷰 이상을 기록했다.
힉생기자 서은진(저장대 국제경제와무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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