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카카오톡이라 할 수 있는 전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의 계정이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3일 신화사(新华社)에 따르면 최근 웨이신의 친구 모멘트에는 “웨이신 계정 고가에 매입 또는 임대합니다”라는 광고가 넘쳐난다. 임대비는 하루 180위안인 경우도 있어 한달이면 5400위안이라는 용돈이 생길 수 있어 학생들이 해당 광고에 현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화사의 기자는 이렇게 타인에게 대여하는 계정은 대부분이 사기, 자금 세탁 등의 범죄 행위에 악용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했다.
지난 2019년 10월 허난시의 한 대학생 이모씨는 이 같은 광고를 발견한 뒤 자신의 계정을 타인에게 임대했다. 이 모씨가 할 일이라고는 대여한 사람과 동시에 웨이신 PC 버전에 로그인만 하면 80위안을 받게 되었다. 생각보다 수입이 쏠쏠하자 친구들의 웨이신 계정을 임대해주고 차액을 가져가는 방식까지 하면서 짧은 시간에 수만 위안을 벌었다.
그러나 올해 4월 경찰은 범죄집단에서 이모씨의 계정을 포함해 이모씨가 추가로 대여해 준 100여 개의 웨이신 계정이 수 백 개의 단체방에 가입해 어뷰징, 대출 등 사기 정보를 배포한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았다.
신화사가 중간 판매책에 직접 확인한 결과 웨이신 계정 임대는 PC 버전으로 로그인한 뒤 모든 활동을 한다. 웨이신 계정 외에도 즈푸바오 계정 역시 사업에 이용된다. 계정별로 ‘대여비’는 천차 만별이다. 이제 막 가입한 계정은 가장 저렴하고 친구가 많거나 은행카드가 연동되어 있어 결제 기능까지 있으면 좀 더 비싸진다. 일반적으로 친구 40명 이상, 가입 반년 이상 된 계정의 하루 임대료는 60~100위안 정도다.
전문가들은 웨이신과 즈푸바오의 결제 기능 사용이 광범해지고 있지만 해당 계정의 양도 및 임대에 대한 처벌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 계좌를 통한 송금이나 위챗, 즈푸바오를 통한 송금은 본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송금에도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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