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꼽히는 징동(京东)이 입점 점주에게 선통(申通) 택배 대신 타 물류업체를 이용해 달라고 통보했다.
19일 신랑재경(新浪财经)에 따르면, 징동은 최근 입점 점주들에게 “징동과 궈통(国通)익스프레스, 카싱톈샤(卡行天下), 선통익스프레스 등 물류 서비스 업체와의 협업 계약 기한이 종료됨에 따라 오는 8월 31일 이후부터 징동 어플에서 해당 택배사의 물류 추적 기록을 조회할 수 없다”며 “입점 상가들은 타 물류 서비스 업체로 변경하기를 권고한다”고 공지했다.
징동은 이에 대해 선통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지난해 6월 이후 양사는 끊임없이 협상을 거듭해 왔지만 끝내 공통된 의견을 도출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징동은 지난해 같은 기간 선통 지분을 사들인 알리바바가 선통택배의 실질적 대주주가 된 뒤 알리바바 산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할 의사를 밝혔지만 이렇다 할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징동은 공평, 대등, 공익의 원칙에 따라, 선통과 계약 연장 관련 문제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협력 업무를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선통 관계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선통 책임자는 매체 인터뷰에서 “징동이 이용 금지한 택배사가 선통이 처음이 아니며 마지막은 더욱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동의 패권문화는 과거부터 있어왔다”며 “(징동은)오직 자신들만 있을 뿐, 공생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징동이 중국 대표 물류기업 4통 중 하나인 선통과의 계약을 종료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징동의 이 같은 결정이 사실은 선통의 뒤에 있는 알리바바를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와 징동간 ‘개와 고양이의 전쟁’이 다시 한 번 터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알리바바 산하의 물류 네트워크 차이냐오(菜鸟)는 현재 바이스(百世), 위안통(圆通),중통(中通), 선통, 윈다(韵达) 등 5대 중국 민영 택배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알리바바가 지난해 사들인 선통의 지분은 14.7% 가량으로 만약 알리바바가 권리를 행사한다면 선통의 지배 주주이자 실제 지배자가 된다. 단, 아직까지 선통의 대주주는 루더쥔(陈德军)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징동의 결정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싸움이 택배 업계까지 번지는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징동과 선통의 협력 중단이 초래할 문제는 단순히 실무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보다는 훨씬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