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세계 외국인 직접 투자(FDI) 총 규모가 대폭 하락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외자 유입 국가가 됐다.
24일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발표한 <전세계 투자 추세 감측>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세계 FDI 총액은 8590억 달러(946조 6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2%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8~2009년보다 30% 이상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지난 1990년대 규모다.
감소세는 특히 선진국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선진국으로 유입된 FD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9%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 25년간 최저 수준이다. 반면 개발도상국으로 유입된 FDI는 12%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지난해보다 4% 늘어난 1630억 달러(180조원)를 기록했다. 이로써 중국은 전년 대비 49% 급감한 미국(1340억 달러)을 처음으로 제치고 세계 최대 외국인 직접 투자국으로 등극했다.
현재 중국의 외국 자본 흡수 비중은 전세계 19%에 이른다. 분야 별로 보면, 특히 중국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FDI가 54%, 하이테크 업종이 11% 증가했다. 업종은 주로 통신기술(ICT), 제약 업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중국 국내총생산(GDP)가 플러스 성장(2.3%) 한 점과 중국 정부의 투자 장려 정책이 초기 봉쇄가 끝난 뒤 안정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잔샤오닝(詹晓宁) UNCTAD 투자기업국 국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안정적인 경제 회복이 외자 유치에 장점으로 부각됐다”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중국과 유럽의 투자협정 도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