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가 올해 디지털 화폐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24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이날 오전에 열린 상하이시 제14회 인민대표회의 5차 회의에서 공정(龚正) 상하이시 시장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디지털 화폐는 중국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형식의 법정 화폐로 현존 실물 화폐와 교환이 가능하며 가치 특성, 법화성(法偿性), 통제 가능한 익명성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현금 흐름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 2014년 기획, 준비되기 시작한 이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에 속력이 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 첫 시범 지역으로 선전, 쑤저우, 숑안(雄安), 청두를 공식 지정하고 2022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까지 디지털 위안을 전면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선전의 경우 올해 벌써 3차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시작해 총 6000만 위안(100억원) 상당의 디지털 위안화 홍바오(红包, 돈봉투)를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은 올해 두 번째 디지털 위안화 시범 지역으로 상하이, 하이난, 창사, 칭다오, 다롄, 시안 여섯 곳을 지목했다.
이에 공정 상하이 시장은 24일 “금융업 대외 개방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기능성, 본부 기구를 결집시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이에 앞서 1월 초, 상하이 루자주이(陆家嘴) 센터몰에서는 이미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활동이 선을 보였다. 쇼핑몰 내 7펀톈(7分甜), 궈즈만만(果之满满) 등 음료 가게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결제 시 2%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밖에 상하이 교통대학 의대 부속 통런(同仁)병원 식당에서도 카드를 이용해 디지털 위안화를 결제하는 방식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전날인 23일 베이징시도 제15차 인민대표회의 4차 회의에서 올해 디지털 위안화 시범 운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광동에서도 올해 안에 디지털 화폐 혁신 시범 지역을 만들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처럼 1선 도시들이 가세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 2016년 저우샤오촨(周小川) 당시 인민은행 총재는 “10년 내외의 시간을 이용해 디지털 화폐가 종이 화폐를 대체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재 소매에 국한되어 있는 디지털 위안화의 응용 범위는 앞으로 소비에서 상업용, 기업용 등 보다 많은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위안화는 향후 대출, 재테크, 보험 등 온라인 금융상품에도 제공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업용의 경우, 디지털 마케팅, 공금망 관리 등 부가 가치 서비스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