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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건물 제한하는 중국

[2021-01-26, 17:11:17] 상하이저널

중국은 지난 30년간 미국보다 더 많은 고층 건물을 지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에서 이러한 고층 건물 건설을 제한하고 디자인 표절에 대해서 엄격하게 제한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제껏 개발되지 않은 임야나 평지를 지속해서 개발해 도시를 확장하던 이전의 행보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은 왜 고층 건물이 많았을까

1949년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 이후 몇 년은 건축을 예술이 아닌 공학의 문제로 여겼으며, 공산당의 창시자인 마오쩌둥 역시 역사에 대한 경멸로 오래된 구조물을 광범위하게 철거했다. 20세기 후반에도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관심사나 명성을 가진 건물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밀레니엄 세대 이후에 일어난 건설시장 붐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개발을 이어나갔고,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도시를 더욱 더 눈에 띄는 랜드마크로 만들기를 원했으며 외국인 건축가들이 대거 중국으로 밀려들어왔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시장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수입원으로 보고, 과감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했고, 규제 또한 느슨해져 고층 건물의 건설은 예정된 순서로 보였다. 

중국의 고층 건물 실
   

 

베이징중신빌딩(北京中信大厦)(출처: 바이두)

광저우 CTF빌딩(广州周大福金融中心) (출처: 바이두)

고층 건물은 그 나라의 상징물과 같은 존재이다. 특히 500미터 이상의 고층 건물들 같은 경우에는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며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런데 이러한 500미터 이상 크기의 완성된 10개의 건물 중 절반이 중국에 있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인 높이 632미터에 꼬아진 모양의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와 높이 599미터의 선전 핑안금융(平安金融) 빌딩이 있다. 또한 최근 2년간 베이징중신빌딩(北京中信大厦)과 광저우 CTF빌딩(广州周大福金融中心)이 각각 세계에서 7번째, 9번째로 높은 빌딩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 ‘세계 초고층 도시 건축학회(CTBUH)’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200미터 이상의 높이로 새로 지어진 건물의 수는 작년 대비 40% 정도 감소했다. 이미 설계가 완료된 건물 같은 경우에도 재설계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한 그린란드 센터(武汉绿地中心)의 경우 설계 당시 예상 높이가 636미터에 달했는데, 변화된 규정으로 인해 500미터 미만으로 줄여야 했다. 또 다른 예로 쑤저우 중남 센터(苏州中南中心)의 경우에도 설계 당시 높이를 729미터로 하기로 했지만, 499미터로 줄여야 했으며, 이는 다른 지역도 같은 상황이다.

무슨 규제인가?
   

 

항저우시에 위치한 에펠탑 복제물(출처: 바이두)

 

쑤저우시에 위치한 타워브릿지 복제물(출처: 바이두)

지난 봄, ‘중국 주택 도시 농촌 개발부(住房和城乡建设部)’는 도시 및 건축 지형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초고층 건물의 무분별한 설계 및 시공을 제한하고, 높이 500미터 이상의 신축 건물은 지을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높이 250미터를 초과하는 건물의 건설을 엄격하게 제한하며,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소방, 지진 및 에너지 절약 등 당국의 강력한 검토를 받게 된다. 

지방 도시의 경우에도 100미터가 넘는 건물에 대한 절차를 강화하고, 건설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역사적인 건물을 보호하면서, 새로 짓는 건축물이 중국 문화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유명 랜드마크들을 중국 전역에 복제 및 건설한 것이 화제가 된 것을 이유로 표절 또는 모방 건축을 금지했다. 이러한 정책이 발표되고 한 달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중국의 거대 도시는 '무한히 커질 수 없다'고 경고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자연과 역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맞을까?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출처: 바이두)

이 제도는 자연과 역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고층 건물 건설로 인해 만들어지는 부채를 우려한 조치로 보기도 한다. 한 예로, 상하이 타워는 중국 경제 성장의 상징을 의도로 건설되었지만, 현재 놀랍도록 낮은 점유율을 보인다. 

그 이유는 건물의 거대한 높이 때문에 소방 인증을 획득하는 데 몇 년이 소요됐고, 이로 인해 조 단위의 부채를 냈으며, 이로 인해 임대 계약도 미뤄져 현재 많은 공실이 있는 상태이다. 임대료 또한 치솟은 상태에서 건물에 입주하려는 기업도 없어 그 손해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국영 개발사의 지원을 받고 정부의 자금까지 지원 받은 이 빌딩은 더 권위 있는 도시가 되기를 위해 더 높은 건물을 짓기를 원했던 애초의 의도는 달성했을지 몰라도 수익성에서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상하이 타워는 한 예시일 뿐 중국 전역에 이러한 고층 건물들이 많은 상태이며, 적지 않은 건물들이 미완성인 상태로 방치돼 있다. 

문명이 시작된 이래 높이는 힘과 안정의 대명사였고, 이로 인해 중국 전역에는 수많은 고층 건물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많은 도시가 무분별하게 너도나도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건설에 뛰어들어 부채는 날로 늘어만 갔으며, 더 나아가 자연과 역사의 현장을 훼손하기까지 이르렀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제도를 발표한 중국 정부의 선택이 옳은 것일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학생기자 장영준(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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