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공동체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로,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적은 자본, 비교적 간단한 기술을 활용해 그 지역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는 소규모 생산 활동을 지향하는 기술이다. 이런 적정기술을 활용한 제품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큐드럼(Q-Drum)
우리가 세면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물을 몇몇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수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부실한 물동이와 먼 거리 등 다양한 이유로 물의 절반이 집에 오는 동안 사라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정기술을 이용해 만든 것이 이동형 물통인 ‘큐드럼’이다. 큐드럼은 도넛 모양의 드럼통으로 줄을 연결해 쉽게 물통을 끌 수 있도록 되어있다. 큐드럼은 어린아이도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대량의 물을 쉽게 옮길 수 있고, 내구성이 좋아 매일 울퉁불퉁한 길에 굴려도 1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필터가 탑재되어 동시에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적정기술의 대표 주자다.
라이프 스트로우(Life Straw)
다음으로 소개할 적정기술 제품은 ‘라이프 스트로우’다. 라이프 스트로우는 깨끗한 물을 구해 마시기 어려운 저개발 국가나 제3 국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으로 흙탕물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빨대로, 간단히 말해 휴대용 정수 빨대라고 할 수 있다. 일반 빨대를 사용하듯 라이프 스트로우에 입을 대고 흙탕물 속에 그대로 갖다 대 빨아들이면 정수된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다. 식수난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그야말로 생명수와 같은 물을 얻을 수 있다.
사탕수수 숯(Sugarcane charcoal)
일부 개발 도상국에서는 전기와 같은 연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땔감을 이용해 불을 지핀다. 하지만 나무를 이용한 땔감은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연소과정에서 나오는 연기가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런 나무 땔감을 대체해 나온 것이 ‘사탕수수 숯’이다. 사탕수수는 상당 국가에서 재배하는데,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잔여물이 굉장히 많이 생긴다. 대부분의 농업폐기물은 사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데, 사탕수수 잔여물은 사료로도 쓰기 적합하지 않아 폐기되는 대표적인 농업 쓰레기이다. 사탕수수 숯은 생산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연기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건강부터 환경까지 고려한 적정기술이다.
바이슬아바도라(Bicilavadora)
마지막 적정기술 제품은 흔히 세탁이 되는 자전거라고 불리는 ‘바이슬아바도라’이다. 바이슬아바도라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서 빨래하는 데에 들이는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자전거를 에너지 동력원으로 쓴 것이다. 자전거에 달린 기어를 이용해 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세탁물의 양이 많아도 힘을 덜 들이고 빨래를 할 수 있다. 바이슬아바도라는 매일 사용해도 10년은 거뜬히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역시 한화로 약 15만 원 정도로 저렴하여 저개발 국가에서는 꼭 필요한 제품이다.
학생기자 박민채(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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