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화물 운송 플랫폼 훠라라(货拉拉)의 이용객이 화물 차량 탑승 중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중국소강망(中国小康网)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9시경 중국 창샤(长沙)에 거주하던 23세 여성이 훠라라 플랫폼으로 예약한 이삿짐 운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조수석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이후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당일 거주지 CCTV에 따르면, 여성은 이사를 위해 10여 차례 화물차에 짐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삿짐을 싣는 약 20분의 시간 동안 화물차 기사는 CCTV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사망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화물차 기사는 여성이 스스로 창문에서 뛰어내렸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여성이 올해 남자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집을 살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점, 차량 탑승 직전 오전 동료들과 모바일 메신저로 즐겁게 대화를 나눌 정도로 정서적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사망에 의문점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이삿짐을 운반하는 동안 기사가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세 번이나 이탈했다는 점도 의심할 만한 대목으로 남는다. 다만 차량 내 녹음 장비가 없고 여성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주변 CCTV도 없기에 기사의 혐의를 입증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지난 2018년 차량 공유 어플 디디(滴滴) 운전기사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여성 피해자를 떠올리며 제2의 디디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수 누리꾼은 여성이 차 안에서 극도의 공포심을 느껴 생존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이라고 추측했다.
현지 언론과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21일 밤 훠라라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훠라라는 “이 사건에 대해 비통함과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지난 11일 유가족과 대화를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금까지 적극적인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와 관련해 창사 경찰이 조사 중에 있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사망 현장에 있었던 화물차 기사는 경찰 조사 후 풀려난 상태로 전해졌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