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기업 저격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3∙15 완후이(晚会)’가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 밤 CCTV에서 방영됐다. 방송이 나가자 프로그램에 고발당한 기업들은 일제히 사과 및 해명 입장문을 발표하며 현지 시장감독관리국의 조사에 성실이 임하겠다고 밝혔다.
16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방영된 3∙15 완후이는 △얼굴 데이터 남용 △개인 이력서 유출 △노인 휴대폰 보안 위험 △검색 엔진 문제 △살코기 성장 촉진제 △부실 철근 △명품 시계 수리 바가지 △자동차 변속기 △자동차 비밀유지 협약 등 9가지 문제를 고발했다.
올해는 특히 온라인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폭로가 절반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문제로 지목당한 기업으로는 몰래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으로 소비자의 얼굴 정보를 수집한 커러웨이위(科勒卫浴), 개인 이력서 정보를 돈을 받고 대량으로 팔아 남긴 즈롄자오핀(智联招聘), 례핀(猎聘), 노인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 스마트폰 프로그램 즈넝칭리다스(智能清理大师), 쇼우지관지아pro(手机管家pro), 법률의 사각지대를 노려 광고 행위를 한 UC브라우저(UC浏览器), 360검색엔진(360搜索)이 있었다.
살코기 성장촉진제로 사육된 양이 버젓이 시장에 유통되는 일도 고발됐다.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郑州) 일부 농산물 거래시장 부근에서는 성장촉진제 투여로 유통 기준에 통과하지 못한 양고기가 화물차에서 거래되었다. 양고기 브로커는 성장촉진제를 먹인 양이 일반 양보다 마리 당 60위안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낡은 철근이 새 철근으로 재탄생하는 과정도 고발됐다. 프로그램은 일부 폐기 철근이 불법 공장에서 가공된 뒤 30분 만에 4E 12 상표가 부착된 철근으로 탈바꿈되는 과정을 낱낱이 폭로했다. 이 같이 생성된 부실 철근은 동관(东莞), 차오저우(潮州), 제양(揭阳) 등 시장으로 정상 유통됐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이 철근은 내진 기준에는 부합하나 시공 상에 큰 안전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목시계에서 가장 흔하고도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자성 문제에 2000위안(35만원)의 바가지 수리 요금을 부과하는 악덕 수리상들도 폭로됐다. 실제로 창사, 베이징, 선전 등 명품 시계 수리 업체는 간단한 자성 제거에 톱니바퀴, 용수철 교체 등의 거짓으로 수천 위안의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녹슨 변속기, 4S 스토어 수리 문제, 차량 소유주 책임 전가 등의 문제가 지적된 포드와 품질 저조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들에게 ‘비밀 유지 협약’에 사인하도록 강요한 인피니트도 고발됐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