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옛날이야기 하나.
처음 상하이에 왔던 97년에는 지금처럼 한국 식재료가 흔하지 않았어요. 상추쌈이 너무 먹고 싶어 시장을 한바퀴 돌아 겨우겨우 상추 비슷한 채소를 발견해서 집에 돌아와 손질을 하는데, 줄기가 무척 뚱뚱하더라구요. 집안일을 도와주던 아이(阿姨, 아줌마)에게 줄기는 버리고 이파리만 씻어줘 했더니, 의아해하며 이파리가 아닌 줄기를 먹는 거라고 설명해주는데도 애써 외면하고 이파리만 먹었는데 상추보다 너무 써서 실망했던 기억이나요.
우리집 아이 눈에 맛있는 줄기를 버리고 고집 피우며 쓰디쓴 잎만 먹던 한국인들이 얼마나 우스웠을까요? 그 후 우연한 기회에 그 채소 줄기의 볶음을 먹게 되었는데 아삭한 식감에 반해서 즐겨먹는 식재료가 되었지요. 식재료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고 시야를 넓혀준 워쑨(莴笋 wōsǔn) 요즘 한국에서 ‘궁채나물’, ‘뚱채나물’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불리며 말린 나물 형태로 팔리고 있어요.
싱싱한 워쑨을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이곳에서 맛있게 즐겨보세요. 오이와 무의 중간쯤 되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향에 반하실거에요. 워쑨 하나를 채 썰어 아삭하게 볶기도 하고, 새콤달콤 생채로 무쳐서 즐겨보세요.
워쑨 볶음
•재료: 워쑨 반개, 쪽파1큰술, 다진 대파 1큰술 소금 한 꼬집, 참기름 1작은술
1. 워쑨은 필러로 껍질을 벗겨 8~10센티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2.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다진 대파를 넣어 볶다가 채 썰어둔 워쑨을 넣고 소금 한 꼬집을 넣어 재빨리 볶는다.
3. 불을 끄고 잘게 썬 쪽파를 넣고 참기름 1작은술을 넣어 버무린다.
4. 통깨를 뿌려낸다.
워쑨 생채
•재료: 워쑨 반 개, 다진 쪽파 2큰술, 식초 1작은술
•양념장: 향신즙 1/2큰술, 멸치액젓 1작은술, 가 고춧가루 1큰술, 요리당 1/2큰술
1. 워쑨은 필러로 껍질을 벗겨 8~10센티 길이로 늘게 채 썬다.
2. 분량의 양념을 미리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둔다.
3. 볼에 채 썬 워쑨, 쪽파, 양념장, 식초 1작은술을 넣고 버무린다. 미리 무치면 물이 많이 생기니 먹기 직전에 무쳐 통깨를 뿌려낸다.
중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로 상하이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연두맘입니다. (인스타그램: yeonduco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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