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가 2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정식 상장됐다.
23일 제일재경(第一财经), 재신망(财新网) 등 현지 언론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두가 23일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하면서 알리바바, 넷이즈(网易), 징동에 이어 홍콩증시로 ‘귀향’하는 IT 공룡기업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바이두의 시초가는 당초 발행가인 252홍콩달러보다 0.79% 높은 254홍콩달러로 형성됐다. 시가총액은 7185억 25600만 홍콩달러로 이날 거래액은 5억 5000만 홍콩달러에 달했다.
바이두는 앞서 전세계에 9500만 주를 발행해 239억 4000만 홍콩달러를 조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번에 조달 자금 중 절반을 과학기술 투자와 인공지능(AI)을 위주로 한 혁신 상용화에 투자하고 나머지 40%는 바이두 모바일 생태계에, 10%는 유동 자금 일반 회사에 사용할 계획이다.
상장 전날 바이두는 이번 홍콩증시 2차 상장에 120배 초과된 40만 건의 소매 투자 응모신청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기관을 통한 한 해외 응모신청은 10배 초과되었다.
이는 앞서 지난달 5일 홍콩증시로 회귀한 콰이쇼우(快手)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콰이쇼우는 홍콩증시 상장 당일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 홍콩달러를 돌파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콰이쇼우는 당시 IPO에 1203배나 초과된 약 142만 3000건의 소매 투자자가 응모신청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두의 홍콩증시 시가도 타 IT기업에 비할 수준은 아니다. 3월 23일 기준, 텐센트(00700.HK), 알리바바(09988.HK), 메이퇀(03690.HK), 콰이쇼우(01024.HK)의 시가총액은 각각 6조 700억 홍콩달러, 5조 홍콩달러, 1조 8000억 홍콩달러, 1조 3000억 홍콩달러에 달한다.
한편, 이날 리옌홍(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바이두는 초창기 10년간 검색엔진 기술 개발에 전념했고 최근 10년간 딥러닝, 대화식 인공지능(AI) 스마트 운영 시스템, 자율주행, AI 칩 등 선진 기술 분야에 투하면서 인터넷 기초를 갖춘 AI 회사로 거듭났다”며 “이번 홍콩증시 2차 상장은 바이두의 재출발이자 2차 창업”이라고 말했다.
흥업증권(兴业证券)은 보고서를 통해 “단기간 내 바이두 광고 업무는 거시적 환경이 개선되면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스마트 자율주행, 스마트 클라우드 등 AI 분야에서 새로운 발전 기회를 얻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바이두의 2차 상장은 AI 업무를 심화 발전시키고 과학 기술 투자를 확대해 AI 위주의 혁신 상용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바이두는 AI 업계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면서 중장기적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업증권 보고서는 바이두가 올해와 내년 각각 1218억, 1391억 위안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 예상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