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여성 사망사고로 교민들 슬픔•불안
한국상회, 백신접종 서비스 잠정 중단
코로나19 상황 속 상하이 교민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22일 한 교민 여성(48)의 죽음으로 상하이는 물론 한국까지 술렁였다. “상하이 교민의 안타까운 사망사고”로 그쳤을 이 소식은 고인이 3일 전 19일 백신접종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순식간에 번졌다. 동시에 지난해 1월부터 마스크(방역)-전세기(입국)-구호품(격리)-백신접종 등으로 이어졌던 해외 교민사회의 모범적인 대응 매뉴얼이 순간 멈췄다. 이웃을 잃은 슬픔은 순식간에 불안감으로 돌아섰다.
다음날 23일, 백신접종 단체 신청접수를 진행해온 상해한국상회는 당분간 접종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상회가 추진한 지난 18일자 백신접종에는 홍차오보건소(虹桥社区卫生服务中心)에서 360명이 접종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25일자 접종에는 사고 소식 이후 320명 신청자 중 절반 가량이 곧바로 취소했다.
지난 18일 홍차오보건소 교민들 단체 접종
상해한국상회는 백신접종 신청서비스 중단 이유에 대해 “최근 사망사고로 인해 교민들의 불안이 증대돼 사고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고 교민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상회는 “더 이상 유가족과 주변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도록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확산을 자제해주길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상하이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번 사망사고에 대한 상하이시 법의관의 검사 결과는 1주일 정도 소요된다. 현재 유가족들은 즉시 절차를 거쳐 한국으로 이송하기를 바라고 있어 공안국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백신접종 전 확인사항, 접종 후 주의사항과 증상에 따른 대응이 강조되고 있다. 백신접종 전, 병원이나 보건소 등 접종소에서는 ‘동의서’와 ‘면책승낙서(免责承诺书)’에 사인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동의서’에는 안내되지 않았으나 공복 상태의 신청자에게는 접종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식사 후 접종소를 방문해야 한다. 또 ‘동의서’에 기입된 몇 가지 사항에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
▲부작용: 접종 후 통증, 홍조, 붓기, 가려움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반응: 두통, 발열, 피로/무기력, 근육통, 기침, 메스꺼움, 어지럼증, 식염증, 구토 등의 전신 반응. ▲백신 접종 금지: ①백신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②예방접종 중 심한 알레르기(급성알레르기, 혈관신경성수종, 호흡곤란 등) 반응이 발생한 경우 ③급성질환, 심각한 만성질환, 만성질환의 급성 발병기 및 발열이 있었던 경우 ④임신가능성이 있거나 임신 혹은 수유 중인 여성 ⑤간질이나 다른 신경계 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 ▲주의사항: 접종 후에는 반드시 접종한 곳 근처에서 30분간 관찰해야 한다. 접종 후에도 바이러스 예방이 되지 않는 것은 백신 자체의 특성과 접종자 개인의 체질과도 관계가 있다.
또 ‘면책승낙서’에는 ▲백신을 자원해서 접종하고, 접종 현장 직원에게 본인의 건강상태와 접종금기 등 상황을 사실대로 알릴 것을 약속 ▲본인은 이미 백신의 종류, 작용, 접종 금지 및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반응을 잘 알고 있으며 ▲백신 접종으로 인한 모든 위험은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진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수술동의서’와 같이 어떤 결과든 백신접종 신청자의 몫이라는 뜻이다.
한국 코로나19예방접종센터는 접종 후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으로 ▲접종부위 부기와 통증, 발적 등이 24시간 지속할 경우 ▲접종 뒤 두통이 이틀 이상 지속되고 진통제가 효과가 없거나 시야가 흐려질 경우 ▲접종 뒤 급속한 기운 저하와 다른 이상증상이 발생한 경우 ▲접종부위 이외 멍•출혈이 발생한 경우 ▲접종 뒤 몇 주 동안 호흡곤란, 흉통, 팔•다리 부기 등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망사고로, 백신접종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각종 유언비어로 무리하게 접종을 유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발표되지 않은 한•중 백신여권 통용과 격리면제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소문을 걸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편, 고인이 된 이 여성은 19일 통런병원(同仁医院)에서 백신접종을 했으며, 22일 오전 6시 자택 침대에서 숨져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교민사회에 충격과 아픔을 남긴 고인은 평소 교민 자녀들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교민들은 성당, 등대학교, 희망도서관, 공감 등 교민단체의 뜻있는 행사에 참여하며 이웃들의 귀감이 돼 왔다고 전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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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