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의 한 학술지에 발표된 황당 논문으로 중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26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춘림(春霖) 직업훈련학교가 지난달 <사진지리(写真地理)>학술지에 발표한 ‘날달걀로 변한 삶은 달걀, 병아리 부화 실험 보고서’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논문은 초심리의식 에너지 방법을 통해 삶은 달걀 40여 개를 날달걀로 바꾼 뒤 병아리를 부화시키고 정상적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논문은 “정상적이고 신선한 수정 달걀을 골라 끓는 물에 삶은 뒤 ‘특별한 학생’의 ‘의식 및 에너지 전파’를 통해 다시 날달걀로 환원시킬 수 있다”며 “달걀의 생물활성을 상하지 않게 해 병아리가 정상적으로 부화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논문의 제1저자인 정저우시 춘림직업훈련학교의 교장 궈핑(郭萍)은 인터뷰에서 “이 이론은 현재 연구 중으로 정확한 사실”이라며 “우리는 이 실험을 한두 번 해 본 것이 아니고 1년 동안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실험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과학으로는 정확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직접 실험을 본 바이웨이윈(白卫云) 교수는 실제로 삶은 달걀이 날달걀로 다시 돌아갔음을 확인했다”면서도 “이것이 무슨 원리인지 우리들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이 같은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번 실험을 해도 절반은 성공했다”며 “누리꾼들이 믿지 못하겠다면 아이를 훈련시킨 뒤에 아이에게 직접 해 보도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이에 앞서 ‘삶은 녹두에서 다시 싹이 트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저자가 교장으로 재직 중인 춘림직업훈련학교는 지난 2009년 인가 허가를 받은 뒤 ‘초감각 전능 전뇌’, ‘원자에너지 파동 속독’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정저우시 인사국은 해당 논문의 실험과 관련해 저자 및 학교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지린성 조사팀은 문제의 논문을 두 차례나 게재한 <사진지리> 학술지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
논문의 제2저자로 등록된 ‘위안즈위안(园之原) 농장주 궈타이안(郭太安)은 27일 매체 인터뷰에서 “난 그저 달걀의 부화 과정에만 참여했을 뿐 제2저자로 등록되어 있는 줄도 몰랐다”며 “너무 황당하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문이 어떻게 학술지 게재 심사에 통과했는지, 중국 학술계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러니 전세계가 중국 학술계를 무시하지”, “이것은 단순히 저자의 문제가 아니고 학교, 교육부, 관련 부처 모두의 문제”, “이 기술이면 죽은 사람도 부활시킬 수 있겠네. 정신이상자가 학교의 교장으로 있다니”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