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계절, 가을의 끝자락에 단풍 옷을 입은 나무들은 조용히 가을색을 털어낸다. 떨어지는 가을의 낭만을 쓸어버릴까, 상하이 거리 곳곳에는 제역할을 다한 노란 은행나무 잎이 수북이 쌓였다.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욱 매서운 추위가 들이닥치기 전에 노랗게 물든 상하이 낙엽 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 감성 충만한 상하이 낙엽 길, 그리고 수려한 가을 풍경을 자랑하는 상하이 공원을 소개한다.
쓰난루
思南路
쓰난루의 아름다움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가을의 낙엽길이다. 도로 양변의 플라타너스는 가을이면 노란 옷을 입고 바람과 함께 살포시 땅에 내려앉는다. 노란 빛으로 물든 거리는 쓰난루의 양옥 건물 외관에 멋을 더한다.
이 거리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는 쓰난공관(思南公馆), 프랑스풍의 화원양옥은 가을 햇살을 받아 더욱 고귀한 분위기를 풍긴다. 줄지어 늘어선 건물의 회색 벽은 담쟁이 덩굴과 노란 단풍잎이 만나 가을의 낭만을 뿜어낸다.
∙ 黄浦区思南路
∙ 654미터, 약 8분 소요
∙ 추천 장소: 思南公馆, 周公馆, 阿娘面馆, 古董花园咖啡
쥐루루
巨鹿路
쥐루루는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왕홍(网红) 거리’로 꼽힌다. 가을의 따뜻한 햇살 아래 쥐루루를 거닐다 보면 고요함 속 낙엽 밟는 소리, 자전거 방울 소리, 지나는 자동차의 그림자가 시처럼 어우러져 마음 가득 차오르는 평화가 느껴진다.
쥐루루에서 꼭 들러야 할 ‘필수 출첵지’로는 675호 아이션화원(爱神花园)에 위치한 상하이작가협회 건물이 꼽힌다. 류지셩(刘吉生)의 저택인 이 곳은 헝가리 유명 건축가 우덱(L.E.Hudec)이 설계했다. 건너편에 있는 작가서점(作家书店) 역시 문학 애호가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인근에 출판사와 잡지사가 많아 중국 전역에서 작가를 우연히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서점 안에 스며든 가을 햇살, 문 밖을 수놓은 노란 오동잎, 황금빛으로 물든 고풍스러운 중국식 건물은 바쁜 일상 속을 살아가는 상하이 사람들에게 가을의 힐링을 선사한다.
∙ 黄浦区巨鹿路
∙ 450미터, 약 6분 소요
∙ 추천 장소: 作家书店, FOUND158, 肥妈澳门美食, 黄鱼馆Jhouse
리양루
溧阳路
리양루의 가을 풍경은 한 폭의 유화를 떠오르게 한다. 회색 벽돌과 붉은 기와의 오랜 건축물, 명인의 생가, 화원양옥의 벽은 모두 가을 햇살에 비친 단풍잎 그림자를 머금고 있다. 이곳은 흔한 점포보다는 무성한 플라타너스, 오동나무가 눈을 사로잡는다. 가을이면 낙엽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리는 사진가들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리양루의 1933 라오창팡(老场坊)은 모두에게 낯설지 않은 건축물로 과거 공부국(工部局)의 도축장으로 쓰인 만큼 온갖 기묘한 이야기들이 따라다닌다. 가을 햇살이 라오창팡에 내리쬐면 시멘트색의 건물은 생명을 얻은 듯 고전적이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
∙ 虹口区溧阳路
∙ 630미터, 약 8분 소요
∙ 추천 장소: 1933老场坊, 半岛湾文化创意园, AZZURRO红磡西餐厅
와즈농
袜子弄
와즈농은 송강(松江)에 위치한 옛 골목으로 그 이름은 명나라 범렴(范濂)의 ‘운간거목초(云间据目抄)’에서 따왔다. 기록에 따르면, ‘와즈농’은 과거 양말을 파는 거리로 100여 점포가 들어설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이 이름은 한때 전국 면직업의 중심지로 크게 번성했던 송강의 모습을 기록한 유일한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와즈농은 양말 가게 대신 플라타너스와 풍양나무가 가득 심어져 있다. 가을 햇살에 드리운 단풍 그림자는 와즈농을 거니는 이들의 얼굴에 가을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 松江区袜子弄
∙ 870미터, 약 11분 소요
∙ 추천장소: 云间粮仓, 陶阿姨熟食店, 梅记大块头爆鱼, AT.COFFEE
란시루, 신춘루, 진샤장루
兰溪路, 新村路, 金沙江路
풔퉈구(普陀区)에 위치한 란시루, 신춘루, 진샤장루는 올해 상하이 낙엽 길에 추가된 ‘신입 멤버’다. 란시루, 신춘루의 플라타너스 잎은 가을의 끝자락이 아쉬운 듯 여전히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는 반면 진샤장루의 은행나무는 진작 노란 옷을 입고 거리를 서서히 덮어가고 있다.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란시루의 전루사(真如寺)는 넓지는 않지만 8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풍성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자리잡고 있다. 늦가을 세상을 노랗게 장식하는 은행 잎은 역사 깊은 절과 어우러져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시각적 추억을 선사한다.
∙ 普陀区兰溪路, 新村路, 金沙江路
톈중루, 푸롱장루
天中路,芙蓉江路
창닝구에 위치한 톈중루, 푸동장루도 올해 상하이 낙엽 길의 신입 멤버로 합류했다. 특히 톈중루는 상하이 내환, 중환, 외환을 모두 지나는 상하이의 ‘패스트 통로’로 도로 전체가 창닝의 중심을 가로질러 창닝의 중심축으로도 불린다.
인도를 덮고 있는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 잎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 아래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며 저만의 방법으로 가을을 노래한다.
∙ 长宁区天中路, 芙蓉江路
쓰핑루
四平路
양푸구 쓰핑루의 볼거리 은행나무는 매년 가을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거리를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거리를 한가롭게 거닐면 가을의 낭만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 杨浦区四平路
뤄펀루
罗芬路
바오산구의 뤄펀루는 아직도 가을 바람을 기다리며 조심스레 노란 낙엽 잎을 내려놓는다. 뤄펀루 인근 메이란(美兰) 호수는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은행 잎을 잔잔한 물결에 담아 가을의 쓸쓸함 대신 따뜻한 기운을 선사한다.
∙ 宝山区罗芬路
◈ 2021 최신 상하이 낙엽 거리 41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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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중앙공원
莘城中央公园
민항구 신좡전(莘庄镇)에 위치한 신청중앙공원의 단풍이 절정에 접어들었다. 가을 햇살을 받아 화려하게 빛나는 단풍잎은 공원에 우아한 정취를 더한다.
∙ 闵行区闵城路180号
∙ 무료
랑샤펑예도
廊下枫叶岛
펑예도, 단풍나무 섬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는 300무(亩, 666㎡) 면적에 참꽃 단풍, 미국풍나무 단풍, 홍엽석남 등이 심어져 있다. 이중 참꽃 단풍은 무려 8000여 그루에 달한다. 늦가을이면 오색단풍이 완연하게 물든 절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 金山区廊下镇山塘村新建江4组
∙ 무료
루쉰공원
鲁迅公园
도심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단풍 구경을 할 수 있을까, 루쉰공원에서는 가능하다. 공원 내 단풍 잎은 가을 햇살 아래 더욱 아름다운 색채를 뿜어내며 겨울이 오기 전 공원에 마지막 온기를 더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아직 1~2주 더 기다려야 한다.
∙ 虹口区四川北路2288号
∙ 무료
민항홍원
闵行红园
붉다는 의미의 ‘홍(红)’자로 이름을 지은 만큼 가을 단풍이 특히 돋보이는 공원이다. 자엽자두, 청풍(青枫), 홍풍(红枫), 삼각단풍(三角枫) 등 붉은 빛의 단풍 나무들이 산과 물을 끼고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가을이면 민항홍원은 상하이 시민들의 가을맞이 축제의 장으로 제역할을 톡톡이 해낸다. 이곳의 단풍나무는 크고 많으며 색채가 아름답다고 평가된다.
∙ 闵行区江川路354号
∙ 무료
추샤푸
秋霞圃
상하이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추샤푸는 결코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의 정자와 누각은 정교한 배치와 붉은 색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늦가을이 되면 추샤푸의 숲은 온통 단풍으로 뒤덮여 황홀한 가을의 풍경을 선사한다. 원림 건축물과 단풍의 조화는 한 폭의 아름다운 유화를 연상시킨다.
∙ 嘉定区嘉定镇东大街314号
∙ 10元
추이바이츠공원
醉白池公园
송강 추이바이츠의 오솔길을 따라 독특한 강남 원림에 들어서면 정원 누각과 단풍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잔잔한 물결과 따사롭게 내리쬐는 가을 햇살, 못에 비친 붉은 단풍은 더할 나위 없는 가을의 정취를 연출한다. 햇살에 드리운 옅은 단풍 그림자는 살랑거리는 가을 바람과 함께 신비롭게 춤을 춘다.
∙ 松江区人民南路64号
∙ 12元
화카이하이상생태원
花开海上生态园
상하이 최대 단풍 성지로 100무(亩, 666㎡) 면적에 무려 1만 2000여 그루의 단풍 나무가 가을색을 뽐낸다. 이곳의 단풍나무는 일본산 단풍나무, 소녀의 봄, 노르웨이산 단풍나무, 미국산 단풍나무 등 20여 가지로 매우 다양하다. 이중 일본산 품종은 교토에서 재배된 것과 완벽히 동일하다.
∙ 金山区朱泾镇待泾村秀泾6060号
∙ 어른 30元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