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2일 발표한 ‘한∙중∙일 과학기술기업 기후 행동 연구 보고서’에서 상위 30대 주요 기업의 기후 행동이 전반적으로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재신망(财新网)은 그린피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전자, 샤오미, 알리바바 등 주요 ICT 기업이 기후 공약, 데이터 공개, 실제 행동에서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ICT 기업 순위, 시장 가치, 사회적 영향 등의 요인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30대 기업을 선정해 기후 변화에 대한 각 기업의 노력을 기후 공약, 실제 행동, 에너지정보 공개, 영향력 등 4가지 차원에서 평가했다.
1위는 전 세계 100% 재생에너지 공약 및 공급망 탄소 감축 공약을 내건 소니가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전체 기업 전력 소비량의 7%에 불과해 총 평가등급 C+에 그쳤다.
이어 상위 10위에는 순서대로 후지쯔, 파나소닉, LG전자, 라쿠텐, 바이두, 화웨이, 르네사스, 히타치, 도시바가 이름을 올렸다. 이중 한국 기업은 LG전자 단 한 개에 불과했고 중국이 2개, 일본이 7개로 집계됐다.
한국 삼성디스플레이와 카카오는 가장 낮은 등급인 F등급으로 30대 기업 중 나란히 꼴찌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 알리바바는 각각 D, D-, D-로 하위권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들 세 기업 모두 전 세계 범위의 100% 재생에너지, 배출 감소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는 100% 재생에너지 공약이 미국, 중국, 유럽 지역에서 지난 2020년 이미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한국 및 베트남 기업들은 여전히 화석에너지 위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 두 지역의 전력 사용량은 삼성전자 전력 사용량 전체의 80%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 범위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향한 길은 여전히 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샤오미와 알리바바의 에너지 데이터 공개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순위권 대다수의 기업이 기후 공약 및 기후 행동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30개 주요 기업 중 9개 기업 만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약을 내걸었고 이중 7개 기업 만이 실현 목표 시기를 2040~2050년으로 제시했으나 이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평균 수준인 2028년보다 훨씬 뒤였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기후 및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우쉐잉(吴雪莹) 주임은 “지난해 한∙중∙일 정부는 세계적 관심 가운데 기념비적 의미의 탄소중립, 배출량 제로 공약을 발표했으나 동아시아 선두 ICT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 및 구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세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기업은 2030년 전에 공급망을 포함한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세우고 저탄소 목표와 더불어 재생에너지의 효과적인 구매 방법, 구매 규모 확대 등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