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로 죽은 아내를 냉동 보관 중인 남성이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잠들어 있는 아내를 두고 새로운 사랑을 해도 되는 것인지 누리꾼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남일보(济南日报)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원래 평범한 남성이었던 구이쥔민(桂军民)은 중국 최초 인체 냉동보존 지원자인 잔원리엔(展文莲)의 남편으로 유명해졌다. 그의 아내는 2000L의 액체질소 탱크에서 5년 넘게 잠들어 있다. 탱크 내부 온도 -196℃의 탱크 속에 들어간 순간 그녀의 시간은 '정지' 상태다.
2015년 구이씨의 아내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2016년에는 암세포가 뇌로 전이 되었다. 아내를 떠나보내기 힘들어하는 구이씨를 보고 의사는 "인체 냉동 보관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내의 동의를 얻어 아내의 숨이 끊어진 2017년 5월 -196℃의 액체질소 탱크에 아내를 잠재웠다.
아내를 냉동보관한 순간부터 구이씨를 이상하게 여기는 시선은 끊이질 않았다. 여기에 최근 그가 새로운 연인을 만난 것을 윤리적으로 질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게의치 않는다"면서 "나는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지만, 더 이상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 자리에 잠들어 있는 사람이 나라면, 나는 아내가 빨리 사랑할 상대를 찾기를 바랄 거에요. 나는 그녀가 고통받는 모습을 눈뜨고 볼 수 없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아내가 떠난 후 그의 신체도 이곳저곳 병이 들었다. 경추 수술 후유증으로 걸음걸이가 느려졌고, 올해는 관상동맥 심장 질환을 진단 받았다. 아내가 없는 빈 자리를 지키면서 2년간 육체적 고통도 커졌다. 주변에서는 그를 돌봐줄 상대를 찾아보라고 권유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아내가 부활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거절했다.
그러던 그에게 최근 새로운 감정이 싹트는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구이씨는 "나보다 10살 어린 그녀를 위해 여러 가지 문제들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연인은 누리꾼들의 질타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아내가 잠든 실험실에도 함께 동행했고, 그녀는 이를 이해해줬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이미 구이씨의 사연을 알고 있었고, 지고지순한 사랑을 지닌 구이씨에게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연인을 만나면서 어두웠던 구이씨의 얼굴에도 서서히 미소가 살아났다.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그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전문가의 말처럼 그때가 되면 그때가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이기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누워있고, 당신은 무기력하게 그녀의 생명만 카운트하고 있는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누군가를 평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하영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