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널뛰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11월이 되어도 여전히 봄날 같던 날씨가 단 하루만에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날씨가 추워지니 바로 생각나는 따끈한 국물 그 중에서도 육개장이 먼저 떠오릅니다. 몇 년 전 성당 바자회에서 큰 솥에 끓여 나눠 먹던 육개장을 극구 사양하시던 중국성당 관계자분의 말을 나중에 듣게 되었어요.
모든 재료를 한 솥에 넣고 끓인 뻘건 국물이 너무 낯설어 맛을 볼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영화 <식객>에서 순종임금이 백성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실 만큼 감동적인 맛, 모든 재료가 어우러진 탕 한 그릇을 모두 함께 나눠 먹는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우리 한국인 뿐 이겠죠.
얼큰하고 칼칼한 맛을 내는 육개장은 고추기름을 넣어 텁텁하지 않은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고추장을 넣어 구수함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어요. 오늘 두가지 양념을 모두 적어 둘게요. 입맛에 맞는 양념을 골라 끓여보세요.
육개장
•재료: 소고기 양지 500g, 숙주 250g, 고사리 혹은 토란대 100g, 대파 7대
•양념 1(고추기름 ver.): 고추기름 2큰술(팬에 기름 3큰술, 마늘편1개, 생강편 2g, 고춧가루 1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고춧가루가 타지 않도록 기름을 데운다. 거름종이에 걸러 기름만 사용한다.)
고춧가루 3큰술, 혼합장 2큰술 (국간장1:참치액젓1:멸치액젓1 비율로 섞어둔 것), 다진마늘 1큰술, 후추가루 약간
•양념 2(고추장 ver.):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3큰술, 혼합장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가루 약간
만들기
①소고기 양지는 찬물에 2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빼서 준비한다.
②고사리나 토란대는 물에 불려 두었다가 삶아서 준비한다. 토란대는 아린 맛이 있으므로 삶아서 찬물에 담가 물을 2-3번 갈아주며 아린 맛을 뺀다.’
③숙주는 살짝 삶아 둔다.
④대파는 4센티 길이로 썰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준비한다. (대파를 그대로 사용하면 대파의 점액질에 국물이 깔끔하지 않다)
⑤찬물에 소고기를 넣어 끓여 육수를 준비한다.
⑥고기를 젓가락으로 찔러보아 핏물이 나오지 않으면 고기를 건져 한 김 식힌 후 고기 결대로 찢어, 고사리 혹은 토란대, 숙주와 함께 양념장에 버무려 20분 정도 둔다.
⑦데친 대파도 따로 양념장에 버무려 둔다.
⑧육수의 1/3 정도에 양념해둔 (6)의 재료를 함께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남은 육수의 반을 넣고 다시 한번 끓인다. 한소끔 끓으면 나머지 국물과 대파를 넣어 중불에 뭉근하게 끓이고,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기호에 따라 계란을 풀거나 삶은 당면을 함께 더해도 좋다.
*육개장을 끓일 때 육수를 두세번에 나눠 끓이는 것이 깊이 있는 국물 맛을 내는 비법이다. 처음에는 건더기기 잠길 정도로 육수를 부어 건더기에 맛이 충분히 배도록 자글자글 끓이고, 육수를 더해 가며 뭉근히 끓여내면 좋다.
중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로 상하이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연두맘입니다. (인스타그램: yeonduco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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