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산시성에서 다수 유행성 출혈열 환자가 발생해 중국 누리꾼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쥐의 배설물로 오염된 딸기가 출혈열 감염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한때 ‘딸기 기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20일 홍성신문(红星新闻)에 따르면, 지난 18일 시안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위챗 공식 계정에 “시안에서 첫 유행성 출열혈 환자가 발생한 뒤로 다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주 전염원은 등줄쥐”라고 밝혔다.
유행성 출혈열은 한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으로 신증후성 출혈열이라고도 불린다. 들쥐의 72~90%를 차지하는 등줄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원인 바이러스인 한타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감염된다. 주로 늦가을, 늦봄에 많이 발생하며 감염 후 출혈, 발열, 저혈압, 신부전,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중국에서 발생한 유행성 출혈열 환자는 4359명으로 이중 21명이 사망했다. 2019년의 경우 유행성 출혈열 감염 환자 9596명 중 44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사망률은 0.4%에 달한다.
시안에 유행성 출혈열 환자가 다수 발생하자 현지 다수 누리꾼들은 “앞서 시안의 일부 딸기 농장 및 학교에서 쥐가 자주 출몰했다”며 “오염된 딸기를 먹으면 출혈병에 감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문은 현지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누리꾼들 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 “딸기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현지 질병당국은 즉각 소문을 진화했다. 시안시 질병당국은 “최근 시안에서 발생한 다수 유행성 출혈열 환자는 딸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출혈열은 주로 설치류의 분비물이나 배설물을 통해 오염된 물건에 접촉해 전염되는 자연 전염성 질환으로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는다”며 “딸기를 먹는다고 출혈열에 감염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안에서 다수 출혈열 발생 사례가 늘어난 데 대해 시안교통대 제일부속병원 감염학과 자오잉런(赵英仁) 주임은 “아마 올해 수해와 일부 관계가 있을 것”이라며 “홍수가 발생했을 때 쥐가 사람들이 거주하는 높은 곳으로 대거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출혈열 예방법으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타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은 14일 간격으로 총 2번에 걸쳐 접종되며 1년 뒤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효과가 더욱 크다. 최종 접종 후에는 7~8년 뒤 추가 접종을 권장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