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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바탕의 한국 범죄영화 4편

[2021-12-24, 06:20:35] 상하이저널
이 ‘영화’가 ‘실화’였다니? 

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들 중에서 스토리가 픽션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되게 사실감 있게 그려진 작품들을 많이 보게 된다.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창작물과 달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물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도 사건에 대해, 인물에 대해 많은 생각할 여지를 남겨 준다. 범죄 장르의 한국 영화들 중에 시대를 초월해 관객들에 많은 울림과 공감,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뜻밖의 감동을 주었던 작품들을 선정해 보았다. 

살인의 추억(2003)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외 

이제는 세계적인 감독이 된 봉준호 감독의 초기작들 중 대표 작품이다. 최근까지 미제 사건이었던 화성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스릴러물이지만, 영화 곳곳 그 당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는 디테일한 연출이 돋보인다.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되어 발견된다. 이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일대는 연쇄 살인에 대한 공포로 술렁이게 되고, 전국민적 관심을 받게 된다. 이에 사건 발생 지역에 특별 수사 본부가 설치되고, 그 지역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과 서울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까지 공조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지만 단서는 보이는 않고 형사들의 무능에 대한 사람들의 질책만이 커져 간다. 

영화는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한창 고도 성장을 꿈꾸던 한국 사회 이면에 낙후된 사회 조직과 어두운 단면들을 대비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잊혀진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찾기는 당시 전국민적 관심과 함께 엄청난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한다. 과학 수사로 대변되는 요즘 같은 최첨단 수사 방식이 가능했다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미한 수고와 무고한 용의자들의 고통으로 보내지 않았을 거란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범죄도시(2017)

 

 

•감독: 강윤성

•출연: 마동석, 윤계상 외  
 
‘범죄도시’ 역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을 거점으로 2004년 ‘왕건이파’로 활동했던 윤씨를 비롯한 14명의 조선족을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한 사건과 2007년 연변 ‘흑사파’ 두목 양씨 등 7명을 금품 갈취 및 상습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조직원 25명을 불구속 입건한 사건을 섞어서 각색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기존 폭력조직을 단숨에 장악하고 최강자로 등극한 신흥 범죄 조직의 악랄한 두목 장첸(윤계상)과 그런 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력반 형사 마석도(마동석)의 숨막히는 대결과 추격전을 그리고 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영화가 끝났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범죄도시’를 보고 나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조선족 폭력 조직의 문제와 강력반 형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 및 대우 개선에 대한 더욱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당면한 문제를 환기시키는 힘 또한 이 영화의 순기능일 것이다. 

암수살인(2018)

 

 

•감독: 김태균

•출연: 김윤석, 주지훈 외  
 
영화 제목이기도 한 ‘암수 살인’이란 살인 혹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에 의해 미처 인지되지 못하거나 인지되었다 해도 증거 불충분 및 피해자 확인 불가능 등을 이유로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숨겨진 범죄를 의미하다. 암수 살인은 보통 미제사건이나 완전범죄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0년 부산에서 한 살인범에 의해 알려진 실제 암수 살인을 영화화한 것이 바로 이 영화 ‘암수 살인’이다. 

어느 날 강력반 형사 김형민(김윤석)에게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발신인은 현재 살인과 시체 유기로 20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이다. 편지에는 그와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6 건의 살인 사건 목록이 상세히 나열되어 있었다. 형사의 직감으로 자백이 사실임을 확신한 김형민은 각각의 사건에 대해 단독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사건을 파헤칠수록 예상과 달리 혼선이 빚어지고, 살인범은 재판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 거짓과 진실이 교묘하게 뒤섞인 진술을 되풀이한다. 

피의자의 자백 말고는 딱히 입증할 범죄도, 해결 방법도 없는 암수 범죄. 특히나 성범죄의 80퍼센트 이상이 암수 범죄라고 한다. 평생 말 못할 상처와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피해자와 심한 경우 범행 후 유기된 사체들의 뚜렷한 해결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스(2021)

 

 

•감독: 김선, 김곡

•출연: 변요한, 김무열 외

‘보이스’는 갈수록 극성인 ‘보이스피싱’ 범죄를 소재로 다룬 최초의 한국 영화이다. 실제로 2011년 악명을 떨쳤던 1세대 보이스 피싱 조직 ‘김미영 팀장’ 총책이 얼마 전 해외에서 검거되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전직 경찰이 였다는 사실이다. 

부산의 한 건설 막노동 현장.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저마다 절박함을 갖고 모여드는 일터에 거대 사기 조직이 손을 뻗친다. 어느 날 관리 소장에게 한통의 전화가 오는데 상대는 보험사를 가장한 중국의 조직화된 보이스피싱 집단이다. 소장은 별다른 의심 없이 직원들의 가족 관계, 대출 유무, 보험 가입 내용이 담긴 개인정보를 넘긴다. 뒤이어 조직의 지능적인 사기행각이 이어지고, 주인공 서준(변요한)을 포함한 직원 가족들이 속수무책으로 금전 피해를 입게 된다. 거금과 함께 아내의 교통사고 피해까지 당한 전직 경찰 서준은 사기 집단의 우두머리를 잡기 위해 중국까지 건너가기에 이른다.  

보이스피싱은 말 그대로 전화(voice)를 이용해 개인 정보(private data)를 낚아 올려(fishing) 범죄에 이용한다는 합성어로, 전화나 문자를 통해 불법적으로 개인 정보를 빼내 범죄에 이용하는 사기를 말한다. 눈뜨고도 당한다는 보이스피싱, 사람들의 긴급 함과 불안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지능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이 신종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주의가 우선이겠지만 아울러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 정책이 시급해 보인다. 

학생기자 서지호(상해중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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