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베이징 방역당국이 공개한 무증상감염자의 동선이 현지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일 극묵신문(极目新闻)은 지난 18일 베이징시 차오양구(朝阳区)에서 보고된 무증상감염자 위에(岳, 44세)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19일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무증상감염자 위에 씨의 최근 18일간 동선을 공개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위에 씨는 인테리어 자재 운반 작업 종사자로 지난 1월 1일부터 17일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밤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각기 다른 현장에서 내장 공사를 진행했다.
위에 씨가 근무한 시간은 주로 밤 9시 이후부터 이튿날 새벽 5시 이전으로 지난 18일간 단 하루의 휴일도 없었다. 근무 장소는 호텔, 극장, 쓰레기처리장, 주택단지, 공장, 오피스 빌딩, 쇼핑몰 등 베이징 차오양구, 동청구(东城区), 순이구(顺义区) 등 여러 구에 걸쳐 있었다. 어느 날은 하루에 4~5곳의 현장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동선을 본 다수 누리꾼들은 위에 씨를 ‘가장 수고하는 중국인’이라고 칭하면서 “동선을 보는 순간 생계를 위한 그의 노고가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언론 보도를 통해 산동 출신의 그가 베이징으로 오게 된 특별한 사연이 전해졌다. 위에 씨는 2년 전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힘겹게 생계를 유지한 것.
보도에 따르면, 위에 씨는 2년 전 아들(19세)이 웨이하이에서 실종된 뒤로 허난, 허베이, 톈진 등 각지에서 아들을 찾으면서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위에 씨의 아들은 지난 2019년 8월 12일 산동성 웨이하이 동산(东山) 대합실에서 실종된 뒤 현재까지 찾지 못한 상태다.
사연이 전해지자 20일 오전, 위에 씨의 둘째 아들은 웨이보에 “형이 실종된 뒤로 아버지는 베이징에 형을 찾으러 갔고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누가 웨이보에 이 정보를 올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곤란하다. 어떤 사람은 내게 알리페이(支付宝)로 돈을 보내주기도 했다. 아저씨, 아주머니들께 부탁드린다. 이 글을 보면 나에게 돈을 보내지 말고 우리 형을 찾아 주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가장 수고로운 중국인’ 위에 씨를 위해 SNS를 통해 전단지를 전달하며 그의 아들 찾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산동성 공안당국도 20일 오전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웨이하이시 경찰에 속히 조사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