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중은행 고객이라면 1년에 한번씩 명목으로 체크카드 1장 마다 10위안의 ‘연회비’를 부과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은행 고객들이 연회비를 내야하는 사실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지만 과거부터 관행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야만 했다.
26일 재련사(财联社)는 중국 시중은행 중 중국은행이 가장 먼저 이 연회비를 취소한다고 전했다. 중국은행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월 1일부터 개인 체크카드 연회비와 소액 예금주에 대한 계좌관리비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은행의 조치는 업계 최초로 일반 고객과 소상공인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으로 풀이했다. 사실 연회비 관련 수입은 전체 은행 수익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최근 은행들이 재테크 상품 판매, 투자은행 업무 등을 확장하면서 추가 수입원이 있기 때문에 연회비가 없더라도 은행 전체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실제로 지난 해 상반기 기준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4곳의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입에서 은행카드 관련한 비중은 15%를 넘지 않는다.
신용카드에도 연회비가 존재하지만 매월 일정 금액을 결제할 경우 자동으로 연회비가 면제된다. 하지만 체크카드의 연회비는 고정적인 것으로 아무리 결제금액이 많더라도 감면되지 않는다. 재련사가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은행들은 체크카드 한장 당 10위안의 연회비를 부과하고 있었고 중국은행의 경우 카드 종류에 따라 최대 50위안의 연회비를 내는 카드도 있었다.
이와 별개로 은행계좌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이나 예금액이 많은 경우 별도의 ‘계좌 관리비’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일 평균 잔액 300위안 이하 소액 예금주에 대해서는 1계좌당 분기별로 9위안을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2월 1일부터 연간 최대 86위안을 절약할 수 있다.
중국은행의 이번 조치는 얼마 전 은행보험감독위원회에서 발표한 ‘은행 서비스 시장 조절 가격 관리 규범에 관한 지도 의견’에서 언급한 내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의견’에서는 은행 등 금융 기관이 실제 경제 주체를 지원하고 비용을 절감시키도록 권고했다. 적절한 선에서 계좌 관리와 유지보수 등에 필요한 서비스 비용을 줄이라는 것을 골자로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시중은행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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