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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의 명절 춘절 속 수많은 이야기

[2022-02-02, 15:08:32] 상하이저널

춘절(春节)은 음력 1월 1일을 기념하는 중국의 명절이자, 4천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성대한 축제다. 중국인들은 춘절이 오기 이전인 음력 12월 23일부터 다음 해 음력 1월 15일까지, 3주라는 긴 시간 동안 명절 분위기를 이어간다. 춘절은 이처럼 크고 성대한 명절인 만큼 다양한 풍속과 문화가 존재한다.

춘절의 유래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춘절을 보내는 모습 (출처 : 바이두)

춘절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4000년 전 고대 중국의 순임금이 황제로 즉위하며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새해에 큰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당시 중국은 농경 사회였기에 농작물을 풍성하게 수확하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었고, 새해의 풍작을 기원하는 제사는 큰 상징이었을 것이다.

이전에는 음력 정월 초하루를 원단(元旦), 신년(新年), 춘절 등으로 혼용하였는데,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 이후 중화민국 정부에서 음력 1월 1일을 춘절로 부르기 시작하였고, 1949년 양력 1월 1일은 원단으로, 음력 정월 초하루를 춘절로 공식화했다.

춘절의 다양한 풍습
 
만두와 닮은 모습의 원보(元宝), 춘절을 준비하며 붉은 연등과를 춘련을 파는 모습 (출처 : 바이두)

춘절은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이기에 가족과 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데 이를 년야판(年夜饭)이라고 부르며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이 식사 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바로 만두다. 중국인들은 춘절에 다 같이 만두를 빚어 먹는데, 여기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만두(饺子)와 ‘24시가 끝난 후의 새 하루’를 뜻하는 자시(子时)의 자(子)가 동음이의어기 때문에 새해를 기념하며 먹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만두의 모양이 중국 전통 화폐인 원보(元宝)와 비슷해 '새해에는 부자가 되길 바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춘절에 먹는 전통음식에는 설 떡(年糕), 딤섬(点心), 미화당(美花糖)등이 있다.

춘절이 가까워질수록 중국의 길거리는 빨갛게 물들어간다. 대표적인 예시로, 대문에 행운을 상징하는 붉은색 종이에 복(福)을 적은 춘련(春联)을 붙이는데 특이한 점은 한자를 거꾸로 붙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춘련을 거꾸로 붙이는 이유는 ‘거꾸로 하다’라는 뜻의 도(倒)와 ‘도착하다’라는 뜻의 도(到)가 같은 발음이기 때문에 복을 거꾸로 붙여 복이 도착하길 기원하는 것이다.

새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세배와 세뱃돈 문화는 중국에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세배와 같은 문화를 중국에서는 바이녠(拜年)이라 부르며, 세뱃돈은 홍바오(红包)라 불리는 붉은 봉투로 받는다. 앞서 말했듯 중국에서 붉은색은 행운을 상징하며, 붉은색 봉투는 부, 복,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에 세뱃돈을 홍바오에 담아주며 행운을 빌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문에도 빨간 춘련을 붙이고 거리에는 빨간 등을 달고 빨간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준다.

춘절을 붉게 물들이는 설화, 녠(年)

녠(年)의 모습을 구현해 춘절 공연을 하는 모습 (출처 : 바이두)

 이처럼 유난히 춘절을 빨갛게 물들이는 전통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먼 옛날 중국에 녠(年) 이라고 불리는 괴물이 있었다,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루가 되면, "녠"이 마을에 나타나 사람들을 잡아먹자 마을 사람들에게 녠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번에도 새해가 되자 어김없이 "녠"이 마을에 내려오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도망갈 준비를 했다. 이때 아바오라는 소년도 피난을 가려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구걸하는 한 노인과 마주쳤고, 노인을 우선 집으로 모셔온 후 먹을 것을 드리며 어서 도망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인은 자기와 집에 있으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가지고 있던 보따리에서 빨간 종이 두 장을 꺼내 대문 문짝에 한 장씩 붙이라고 했다. 이후 날이 어두워지자 빨간 초를 주며 추우니 대나무에 불을 피워달라고 했다. 

밤이 되어 녠이 마을에 찾아왔지만 빨간 종이가 붙어있는 아바오의 집에는 다가오지 않았고, 불을 붙였던 대나무가 펑, 펑 소리를 내면서 터지기 시작하자 니엔은 겁을 먹고 달아나버렸다. 알고 보니 노인은 신이었고, 사람들은 "녠"이 빨간색과 폭죽 소리를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니엔”이 찾아오는 새해가 가까워지면 대문에 빨간 춘련과 대련을 붙이고 폭죽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중국의 춘절과 차가워지는 한국의 설날

중국의 춘절과 한국의 설날은 같은 동양권의 문화를 공유하기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세배를 통해 세뱃돈을 주고받고, 제사를 지내며, 떡을 먹는다. 하지만 코로나도 막지 못한 뜨거운 분위기의 중국의 춘절과 다르게, 최근 우리나라의 설날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명절증후군’, ‘명절 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한국인에게 추석과 설날 같은 명절은 즐거운 축제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주부는 제사상과 명절 음식이 부담스럽고, 젊은이들은 대입, 취업, 결혼 등의 무거운 주제를 어른들과 이야기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 명절이 즐겁지 않은 날이 된 것이다. 심지어는 명절 이후 이혼율이 급증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이처럼 설날과 같은 명절이 더이상 즐거운 축제로서 느껴지지 않기 시작하던 시기에 우리는 코로나라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정부에서도 거리 두기를 권고하며 ‘안전을 선물하세요’라는 슬로건과 방침을 내세웠고, 사람들은 2년간 명절을 지내지 않게 되자 더욱 명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수백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변질되어 사라지는 것은 문화적으로 큰 손실임이 분명하다. 명절은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어 즐기거나 기념하는 때’를 뜻한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구시대적인 부분은 개선하고 다양한 행사와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여 명절이 이제는 스트레스받는 날이 아닌, 전통문화를 즐기며 축제로서 기념하는 날이 되어 모두가 즐겁게 보냈으면 한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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