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허스토리 in 상하이] 길거리 음식 脆皮年糕(바삭한 떡꼬치)

[2022-02-23, 16:39:13] 상하이저널

군것질을 전혀 하지 않는 첫째 아이와는 달리 둘째 아이는 군것질, 간식거리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어릴 적 한국은 학교 앞에 떡볶이집 등 분식점이 많았는데, 중국은 학교 근처에 딱히 군것질거리 할 곳이 없다. 아니 없는 줄만 알았다.  

작은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길래 학교 끝나고 뭐하다 오냐고 물으니 이것저것 사먹으면서 수다 떠느라 늦는다는 것이다. 학교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데 어디 가서 뭘 먹냐고 물으니 근처 가까운 편의점에서 어묵, 샌드위치, 라탸오(辣条, 매운 맛 쫀드기)를 주로 사 먹는다고 한다. 집에 들어올 때 한 손에 버블티는 항상 기본으로 마시면서 들어온다.  

6학년 때는 라탸오에 빠져서 하루가 멀다 하고 먹더니 7학년이 돼서는 추이피녠가오(脆皮年糕)에 빠져서 방학인 지금도 매일매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나도 추이피녠가오가 궁금해 작은 아이와 같이 가서 사 먹어 보았다. 알고 보니 한국하고 떡 모양만 다른 떡꼬치였다. 넙적한 떡을 기름 두른 그릴에 구운 뒤 매운 소스를 바르거나 쯔란 가루를 뿌려 먹는데, 내 입맛에도 맛있었다.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찾는 아이 때문에 그때마다 사준다는 건 무리였다. 집에서 해 줄 수 있을까 싶어 허마(盒马)에 찾아보니 역시나 떡 재료를 팔고 있었다. 문제는 소스인데, 한국의 떡꼬치 소스와는 살짝 다른 맛이 나는데, 집에 있는 온갖 중국 소스를 조합해 보아도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요리 앱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딱 두 가지 재료를 섞어서 소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건 바로 한국 고추장과 케첩이었다.  

‘이럴 수가! 고추장이 왜 여기서 나와?’ 

수많은 레시피를 찾아 보았지만 소스는 한결같이 고추장과 케첩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재료로 자신감 듬뿍 얻은 나는 떡을 굽고 고추장과 케첩을 섞어 떡 위에 촵촵 발라서 작은 아이에게 주었다. 
 
“어! 오늘은 파는 거랑 똑같네?!” 

‘둘째야~ 네가 K-고추장의 위력을 알기나 하니?’ 

작은 아이에게 엄지 척을 받고, 난 겨울 방학 내내 추이피녠가오를 만들었다. 아무거나 잘 먹는 네가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길거리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 걱정스럽구나. 이번엔 또 뭐에 빠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구나. 제발 웬만한 거였음 좋겠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책읽는 상하이 131]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2022.02.23
    처음에 책 제목이 ‘舌戰’이 아니라 ‘雪戰’이라 왜 이렇게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한국 불교사의 두 거목 성철스님과 법정 스님의 대화가 말다툼이 아닌 눈싸..
  • [건강칼럼] 가정에서의 혈압 관리 hot 2022.02.23
    고혈압이 의심된다 들으시고 외래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계신다. 말씀을 나눠보면 보통은 혈압이 높다는것을 알고는 계셨지만 한 번 약을 복용하면 평생을 복용해야..
  • 中 온라인방송 관련 직업 인기 폭발… ‘링훠취업’.. hot 2022.02.23
    최근 중국에서는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링훠취업(灵活就业:탄력근로)’ 인구 수가 2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플랫폼 경제와 공유..
  • 장쑤성, 3월부터‘퇴직연령 연장’시행 hot 2022.02.23
    장쑤성, 3월부터‘퇴직연령 연장’시행 이제 중국의 법적 퇴직연령 연장이 가능해진다. 근로자 본인과 기업이 동의할 경우 퇴직 연령을 1년씩 최대 65세까지 연장 가..
  • 글로벌 기관 ‘중국 주식’ 앞다퉈 구매 hot 2022.02.23
    중국 본토의 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오히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구망(环球网)은...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중국, 내년부터 춘절, 노동절 공휴일..
  2. 홍차오-쑤저우남역까지 20분, 후쑤후..
  3. 中 샤오펑, AI 휴머노이드 로봇 '..
  4. 中 학부모들 앞다투어 구매하는 '공부..
  5. 즈푸바오, 일본 PayPay에서 즉시..
  6. 중국 브랜드 신제품 출시에 아이폰 가..
  7. 중산산 농부산천 회장, 재산 13조원..
  8. 트럼프 귀환, 美中관계 미치는 영향은..
  9. 김종대 전 국회의원 11월 16일 상..
  10. 7회 상하이 수입 박람회 폐막, 거래..

경제

  1. 中 샤오펑, AI 휴머노이드 로봇 '..
  2. 즈푸바오, 일본 PayPay에서 즉시..
  3. 중국 브랜드 신제품 출시에 아이폰 가..
  4. 중산산 농부산천 회장, 재산 13조원..
  5. 트럼프 귀환, 美中관계 미치는 영향은..
  6. 7회 상하이 수입 박람회 폐막, 거래..
  7. 中 지난해 발명 특허 출원 ‘164만..
  8. 中 전기차 스타트업 너자, 공급업체에..
  9. 中 소비시장 회복, 10월 오프라인..
  10. 역대 최장 기간 솽스이, 매출은 올해..

사회

  1. 중국, 내년부터 춘절, 노동절 공휴일..
  2. 홍차오-쑤저우남역까지 20분, 후쑤후..
  3. 中 학부모들 앞다투어 구매하는 '공부..
  4. 김종대 전 국회의원 11월 16일 상..
  5. 상하이 남성, HPV 치료에 전 재산..
  6. 中 내년 공휴일 11일→13일 이틀..
  7. 이동한 전 민주평통 상하이협의회장 별..
  8. 中 눈곱·콧물·기침 아데노바이러스 기..
  9. 中 2023년 31개 省 평균 임금..

문화

  1. '한지의 거장' 이진우, 바오롱미술관..
  2.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상하이 가..
  3. 韩日 현대 예술가 3인3색 ‘백일몽..
  4. 오스트리아 빈 '한국 청년 아트페어'..
  5. 7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역대 최대 규..
  6.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7.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8.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9.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오피니언

  1.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딸라..
  2. [허스토리 in 상하이]시월의 메시지
  3.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5.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프리미엄광고

ad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