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최대 훠궈(火锅) 체인점 하이디라오(海底捞)가 고객의 외모 특징 등 사생활 정보를 기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 상에는 하이디라오가 고객 모르게 신체적 특징, 특별한 요구 사항 등을 기입한다는 누리꾼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누리꾼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하이디라오 매장 내 아이패드에 고객의 외모 특징, 과거 외모 특징 등 항목에 있었고 여기에는 “계란형 얼굴, 하얀 피부, 중간 머리, 광동 사람, 90허우(1990년대 출생자)”, “20~30세, 동그란 얼굴, 노란 피부, 긴 머리, 마름, 대학생”, “키 168cm, 안경 착용, 긴 머리, 둥근 얼굴, 25세 전후)” 등의 기본 정보가 기입되어 있었다.
이 밖에 고객이 과거 요구했던 사항과 특징을 기입하는 항목도 있었다. “매운 것 싫어함, 하미과 좋아함, 직접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함”, “마라(麻辣)에 파 제거, 레몬물에 얼음 추가” 등 고객의 음식 기호를 비롯해 “어플(APP)에 컴플레인 거는 것을 좋아함” 등의 고객 행동 특징도 기입되었다.
한 누리꾼은 “매장 직원이 고객 정보를 기입한 사실이 나에게 발각되자 미안하다는 뜻으로 선물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련 글은 삽시간에 확산되어 중국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면서 누리꾼들 사이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나도 모르게 내 외모를 평가당하고 있었던가”, “음식 특징은 기입할 수 있지만 외모 특징을 대체 왜 쓰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서비스를 위한 고객 정보 수집이 너무 과하다”, “이런 식으로 내 사생활 정보가 수집되고 있었나”, “내 실제 나이보다 더 높게 기입하면 몹시 기분이 나쁠 것 같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부 누리꾼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 특징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하이디라오의 정성이 느껴진다”, “고객 대응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논란이 일자 하이디라오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24일 하이디라오는 “고객 개인의 맞춤형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매장 직원이 회원 시스템에 고객의 특별 요구사항에 대한 정보를 기입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하이디라오는 2020년부터 관련 내용에 대해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으나 고객의 신체 특징 등 개인 정보에 대해서는 어떠한 기입도 하지 않도록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맞춤형 고객 감동 서비스로 중국 최대 훠궈 체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300여 개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연간 38~45억 위안(7200~8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