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모두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봉쇄 전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상하이의 동물원의 동물들이다.
11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상하이의 동물원 이곳 저곳을 소개하며 동물들의 근황을 소개했다. 친숙한 동물들이 봉쇄 기간에도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 위함이었지만 기사 내용을 보면 볼수록 어쩐지 동물들이 부러워진다. 썩은 구호품을 받았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온라인 배송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하루하루 ‘오늘 뭘 먹지?’를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 된 ‘인간’들보다 훨씬 럭셔리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펑파이에서 취재한 곳은 상하이 야생돌물원, 상하이 동물원, 그리고 상하이 아쿠아리움이다. 이 세 곳의 동물원에만 약 2만 마리의 동물과 7만 마리의 해양 생물이 살고 있다. 중국 최초의 국가급 야생 동물원인 상하이 야생동물원에서는 1만 마리의 희귀 동물이 살고 있다. 3월 12일 동물원이 폐쇄된 후 많은 시민들이 걱정했지만 오히려 동물들의 ‘근무 환경’은 좋아졌다.
하루 영양소에 맞게 짜여진 식단대로 매 끼니마다 싱싱하고 맛있는 채소, 과일 등이 제공되고 있었다. 한 때 한 통에 100위안을 호가했던 수박도 하마에게는 한입꺼리. 오랑우탄의 경우 각종 과일은 물론 요거트까지 골고루 먹고 있다.
약 300여명의 직원들이 동물원 내에서 상주하면서 아프거나 다친 동물들을 즉시 치료하고 돌봐주고 있으며 영양사도 동물들의 식단에 신경쓰고 있다. 게다가 26마리의 기린이 하루 쏟아내는 분비물만 약 트럭 3대 분량, 매일매일 직원들이 즉시 치워주지 않으면 위생에도 좋지 않다.
상해 동물원의 경우에도 약 5000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고 하루 소비하는 채소만 850근, 과일 510근, 고기 650근에 달한다. 국가 보호종인 판다에게 맛있고 신선한 대나무를 제공하기 위해 사육사 대부분은 주변 산을 누비며 대나무를 준비하고 있다.
동물들의 ‘먹방 영상’을 넋 놓고 보던 상하이 사람들은 부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혹시 동물 부족하지 않나요? 월급도 필요없고 재워주고 먹기만 해주세요”, “저는 적게 먹고 공연도 할 수 있어요. 팬더 대신 일할 수 있어요”, ‘사람은 먹을 게 없어도 동물들은 잘 먹는구나”하면서 씁쓸해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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