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총장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공개 비판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방역 정책을 포기하면 15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환구시보(环球时报)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 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특성과 미래 전망을 고려할 때 제로 코로나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WHO 사무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여러 외신들에 인용되어 중국의 현행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동태 칭링(动态清零, 다이나믹 제로 코로나)’만이 중국 현 실정에 가장 부합하는 방역 정책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앞으로도 같은 방역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자오리젠(赵立坚) 외교부 대변인은 WHO 최근 발언 관련 질문에서 “중국의 ‘동태 칭링’은 감염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는 ‘제로 코로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최소한의 사회적 비용으로 최단 기간 내 전염병을 통제하여 인민의 생명 건강과 정상 생산 활동을 최대한 보장해 14억 중국 인민의 생명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한 예로 지난 1월 톈진 감염세가 확산되었을 때, 1000만 명을 웃도는 주민의 전수조사를 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4시간 30분에 불과했다면서 일부 봉쇄 구역을 제외한 중국 대다수 지역 주민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누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학전문학술지 ‘란셋’ 3월에 발표된 논문을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전세계 누적 사망자 수는 1820만 명, 사망률은 10만 명당 120명으로 미국의 사망률은 10만 명당 179명인 데 반해 중국은 10만 명당 0.6명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자오 대변인은 전문가의 전망을 인용해 만약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다면 155만 명의 사망자가 무더기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홍제(余宏杰) 푸단대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2022년 3월 1일 해외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0명이 유입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이 ‘동태 칭링’ 방역 정책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2022년 5~7월 매우 가파른 속도로 감염자가 폭증하다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논문은 6개월간의 시뮬레이션 결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중국 내 508만 명이 입원하고 267만 명의 중증환자가 ICU에 입원하며 155만 명이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입원율, ICU 입원율, 사망률은 각각 3.6‰, 1.89‰, 1.1‰로 사망자 중 74.7%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60세 이상 노년층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오 대변인은 “인구 대국인 중국이 방역 통제 정책을 완화하면 노년층이 대규모 사망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동태 칭링은 노년층과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약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자오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국민의 생명 건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방역 조치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중국은 동태 칭링을 실현할 수 있는 기본, 조건, 능력이 충분히 있으며 코로나19 방역이라는 힘겨운 싸움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