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 부동산 시장이 잠시 안정세를 보이다 지난달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 재신망(财新网)은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달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0.3%, 전년도 동기 대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신규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지난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집값 수준은 도시 규모 별로 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1선 도시의 경우, 집값이 올랐으나 2선 도시와 3선도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고 특히 3선 도시의 하락폭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주택의 경우, 1선 도시 분양가는 전월보다 0.2% 올랐으나 2선 도시는 0.1% 하락, 3선 도시는 0.6% 하락했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0.1%p, 0.1%p, 0.4%p 하락한 수치다.
중고 주택은 선 도시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지만 2∙3선 도시 모두 0.3% 하락했다.
지난달 집값이 상승한 도시 수는 대폭 줄었다. 신축 주택 가격이 상승한 도시는 18곳으로 전월보다 11곳이 줄어든 반면 가격이 떨어진 도시는 47곳으로 9곳 늘었다. 중고 주택의 경우, 가격이 상승한 도시는 15곳으로 6곳이 줄었고 가격이 하락한 도시는 5곳 늘어난 50곳으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10~12월 큰 폭으로 하락해 70개 도시 중 중고 주택 가격 하락 도시가 연속 4개월간 60개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 1월 저점을 찍은 뒤 1분기 집값 하락 도시 수가 소폭 감소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4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다웨이(张大伟) 중원부동산 수석분석가는 “4월 각지 강도 높은 방역 정책으로 오프라인 구매가 주춤하고 구매자의 불신, 신중함이 더해지면서 시장 거래량이 뚜렷하게 하락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는 부동산 업계 뿐만 아니라 경제 기대치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불안하면 시장도 안정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저우, 쿤밍 등 일부 2선 도시와 3∙4선 도시는 지난달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대거 발표하고 있으나 정책 효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이 밖에 지난 15~17일 하이커우, 청두, 항저우 등 부동산 과열 도시(热点城市)도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