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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892만 명이며, 3년 후인 2025년에는 1045만 명으로 1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수치로,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이러한 상황 속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진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대상자 중 절반이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평균 수명이 100세가 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 다양한 세대와 공존하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요즘 신세대는 기성세대를 ‘꼰대(권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칭하는 단어)’라고 부르고, 기성세대는 신세대를 ‘요즘 것들’이라 칭하며 한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신세대와 기성세대는 왜 서로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것일까?
불평등한 사회를 만든 주범이 ‘기성세대’라고?
현재 한국의 청년 세대는 평범한 삶조차 살기 힘든 경우가 많다. 부유층의 사교육과 지원 수준을 따라가기 벅찬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사회적 성공을 위한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다. 취업률을 뚫기 위해서는 공인시험, 자격증, 대외활동, 봉사활동 등 스펙을 쌓아야 하는 데 상향평준화 된 스펙 수준과 일자리의 감소로 인해 청년층,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취업은 나날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이들로선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를 형성한 것이 현재의 기성세대이다. 현재 기득권은 기성세대들이 꽉 잡고 있는데, 이런 사회에선 상류층의 부모를 두지 않은 이상 청년들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확률은 아주 낮다. 기성세대가 상류층에 올라가서 자기 자식을 제외한 젊은 층이 상류층으로 올라갈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MZ세대? 초등부터 40대가 한 세대라니?
정치권을 비롯한 기성세대들은 청년 세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젊은 층의 시선으로는 이런 노력마저도 부당할 수 있다. 기성세대는 현재 청년층을 ‘MZ세대’라 부르며 그들을 분석하려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MZ세대’라는 기준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MZ세대’란 1981년~1994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M 세대)’와 1995년~2010년 출생한 ‘Z세대’를 묶어 표현하는 단어인데, 이는 초등학생부터 40대를 한 세대로 묶어버린 이해가 가지 않는 분류법이다.
또 출생자 수나 사회에서 겪는 상황이 비슷한 1990년대생을 반으로 나눠 ‘밀레니얼 세대’라 부르고 저출산의 영향으로 출생자 수가 현저히 적어진 2000년대생과 출산율이 비교적 높았던 1990년대 후반생을 합쳐 ‘Z세대’라 부르는 방식도 올바르다고 하기 힘들다. MZ세대 내에서 같은 공감대를 공유하지 못하는데 기성세대에서 MZ세대를 이해하려 하는 상황은 현재 청년층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붙잡은 상류층
“요즘 것들 노력 안한다?”
기성세대가 살아온 청년 시절과 지금이 청년들이 사는 시대는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2010년대 학번의 1990년대생과 1980년대 학번의 1960년생을 비교해 보자. 60년대생들은 1980년대 산업화가 완료되어 한국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기업들이 호황을 맞이하며 많은 사람을 채용했기 때문에 취업난이 없었다. 현재의 신세대보다 요구되는 스펙과 공부량도 적었고, 취업해서 몇 년만 열심히 일하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으며, 산업이 아직 발전하는 시기라서 자수성가의 기회가 비교적 많았다.
이와 달리 요즈음엔 높아진 대학 진학률, 스펙의 상향평준화, 기성세대가 꽉 잡고 있는 상류층 진출의 기회 때문에 취업 자체가 어렵다. 기성세대의 젊은 시절 때보다 노력 대비 보상이 적은 것이다. 더불어 취업에 성공해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신분 상승은커녕 내 집 마련조차 힘들어졌다. 이런 삶을 사는 젊은 층인데, 기성세대들이 “요즘 것들은 노력을 안 한다,” “요즘 것들은 도전 정신이 없다”라고 말하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청년층, 평생직장 무의미
“신분상승 기회 없다”
물론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젊은 층이 나약해 보일 수도 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된 지금, 전보다 풍족해지고 평균적인 삶의 질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청년들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발전한 사회에서 풍족한 삶을 사는 데도 불만이 많고 의욕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60년대쯤에 태어난 사람들은 한국의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정에서 살아왔고, 모두에게 희망이 있었다. 자신이 가난하더라도 노력하면 부족한 없는 삶을 살 수 있었다. 반면 현재 청년들에겐 희망을 품는 것이 쉽지 않다. 공정한 기회가 박탈된 시대에서 ‘학습된 무기력감’을 겪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 노력해도 상류층으로 올라가는 것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치열한 경쟁 속 거듭되는 실패를 겪고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하며 무기력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몇몇 기성세대는 현시대의 청년들이 회사에 충성하지 않고 퇴사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살던 시절의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열심히 살아도 쉽게 오지 않는 신분 상승의 기회 때문에 다니는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이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 구조는 청년들이 자신의 노력을 무용지물로 생각하게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든든한 뒷배경이 없으면 제 앞가림도 하기 힘든 시대이기 때문이다. 노력만 하면 높은 확률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던 기성 세대가 오직 자신들의 경험만을 따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결혼해야 하는 이유와 노력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청년들에게 전혀 와 닿지 못한다.
청년층 “오직 자기 능력과 노력만큼의 공정한 성과 원한다”
정치권에서는 예전부터 청년관련 정책을 시행해왔다. ‘무주택 청년 월세 한시 지원,’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청년 창업 지원 대책,’ ‘청년 일자리 도약 장려금’ 등이다. 하지만 청년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지원금이나 우대 정책이 아닌 평등한 경쟁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경쟁 과정 중 외부 요인이나 가정 환경, 차별을 받지 않고 오직 자기 능력과 노력을 투입한 만큼의 공정한 성과를 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같은 성적을 받았다면 같은 보상을 받고, 일정 집단만의 특혜나 비리 등의 억울한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다.
경험과 생각 차이 인정, 쌓인 오해•갈등 해소해야
서로의 차이점을 받아들이고 배우기보다 상대방이 틀렸다고 단정하는 집단 간에는 오해와 갈등이 축적되기 마련이다. 현재의 기성세대들도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윗세대를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현재의 청년층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들이 나이를 먹은 후, 그때의 젊은 세대와 마찰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화를 해결하는 데에는 거창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상대의 입장이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의견을 존중한다면 조금이나마 관계가 발전할 것이다.
현재의 기성세대도 고난과 역경을 겪어온 사람들이다.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내 국가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도 그들이다. 신세대와 기성세대 모두 서로를 존중하며 마찰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세대 간의 갈등을 조금씩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학생기자 남선민(BISS Y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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