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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146] 죽음의 수용소에서

[2022-06-16, 10:23:42] 상하이저널
빅터 프랭클(의사) | 청아출판사 | 2020.05.30
빅터 프랭클(의사) | 청아출판사 | 2020.05.30
원제: Man's Search for Meaning 

저자인 프랭클린 박사(Viktor Emil Frankl)는 오스트리아 빈 의과 대학의 신경 정신과 교수이고 정신 요법 제3 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Logotheraphy) 학파를 창시했다.

이 책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인간승리를 보여준 저자 자신의 자전적 체험수기이다. 수용소의 참상을 통해 어둡고 참담한 인간의 잔인함을 그린 소설이라기보다는 정신의학을 다루는 의사의 관점에서 수용소에서의 다양한 상황과 그에 반응하는 여러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점이 인상적이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번역의 느낌보다는 인간 삶의 의미를 찾는 원제 쪽에 더 가까운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내가 삶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이 되는 것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평범한 삶에서는 당연했던 모든 인간적인 목표들마저도 철저히 박탈당하는 강제수용소에서 남은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 마느냐 하는 자유 의지야 말로 인간이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몇 편의 유대인 수용소와 관련된 영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e bella) 이다. 삶을 향한 의지는 희망에 있으며 희망은 결국 믿음, 즉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만의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책의 후반부는 로고테라피 (의미치료)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으로 이어져 있다. 우리의 삶이란 막연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도 어떤 운명도 그와는 다른 사람, 그와는 다른 운명과 비교할 수 없고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경우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의미치료 과정은 증상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삶에 대한 의미를 자각하도록 도와준다. 의미 자각에는 삶과 죽음의 의미, 일의 의미, 사랑의 의미, 고통의 의미 등이 있으며 이들을 재발견함으로써 자기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삶의 매 순간에서 의미를 찾는 것만큼 숭고한 일은 없다. 우리 삶의 매 순간이 빛나는 것이다. 설령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저 멀리 빛이 있음을 믿고 영혼의 눈으로 그 빛을 따라갈 때, 우리 인생은 비로소 지나온 어둠마저도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정연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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