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아시아 평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8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环球时报)는 28~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하는 나토에서 향후 10년간의 기본 지침인 ‘전략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의 도전을 언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 일본, 한국, 뉴질랜드, 호주 아시아∙태평양 4개국이 참석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미국, 유럽연합이 이들 국가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고 나토를 통해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나토 세력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끌어들이는 것은 늑대를 제 집에 끌어들이는(引狼入室, 화를 자초한다) 것으로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뤼차오(吕超) 랴오닝사회과학원 한국북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이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은 아시아 평화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토 세력을 적극 힘입어 중국에 대항하려는 일본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미국에 더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위치에 있는 한국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의도가 중국 겨냥이 아닌 미국에 영합하고 나토에 힘입어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8일 인민일보 해외판 해외망(海外网)은 “유럽을 어지럽힌 나토가 이번에는 아시아∙태평양을 어지럽히려 하는가?”는 제목의 평론을 게재했다.
신문은 “전략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의 도전을 명기하려는 나토가 이번 정상회담에 일본, 한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초대했다”며 “이는 아시아∙태평양 버전의 나토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낱낱이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이 부추긴 나토 확대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야기했다”며 “이미 유럽을 어지럽힌 나토가 아시아∙태평양까지 혼란스럽게 할 것인가?”며 반문했다.
끝으로 신문은 “아시아∙태평양은 협력과 발전의 땅이지 대국 사이 경쟁의 ‘체스 판’이 아니다”라며 “평화를 구하고 발전을 도모하며 협력을 추구하고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보편적인 염원”이라고 강조하면서 “나토는 유럽의 대결 구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복제하려 들지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