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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 비' 내려 폭염 잡는다

[2022-08-16, 18:16:26] 상하이저널

지난 7월부터 중국은 연일 40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인공강우를 통해 더위를 식히는 강력한 수를 제시했고 실제로 7월 17일 인공강우 작업을 실행하여 시원한 비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갈수록 심화하는 지구온난화에 인공강우를 통한 기상 조절은 무더운 여름의 단비 같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인공강우 기술의 역사와 원리
인공강우의 원리(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 최초의 인공강우 연구는 1932년 러시아에서 시작되었다. 러시아는 1932년 구름 연구소를 설립하고 인공강우 관련 연구의 기초를 닦았다. 하지만 인공강우 실험의 첫 성공은 1946년 미국에서 이뤄졌다. 미국 General Electric(GE) 연구소의 쉐퍼(Schaefer)는 실험실에서 냉각 상자의 온도를 급격히 떨어트리기 위해 드라이아이스 조각들을 떨어트렸을 때 작은 얼음 결정들이 생기는 것을 목격하고 인공강우의 실현 가능성을 인식하여 처음으로 항공기를 이용하여 구름 속으로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해 인공강우 실험을 성공시켰다. 또 1947년 베나르드 보네거트 (Benard Vonnegut)는 아이오딘화은(AgI)이 얼음 결정과 비슷한 구조라는 데 착안해 인공강우용 '비 씨'를 만들어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했다.

현재의 인공강우 기술도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과냉각수 영역에 아이오딘화은(Agl)과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촉매제를 뿌려 공기 중에 퍼져있는 수증기를 응결시켜 무거운 물방울로 만들어 구름과 비를 만들고 있다.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

 
구름을 만드는 촉매제를 로켓에 담아 쏘는 모습(출처, 바이두)

중국은 1958년 여름 동북 지방의 대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첫 인공강우 실험에 나선 이후 꾸준한 연구 성과와 실전 기술을 축적해 가뭄 해결은 물론 화재 예방 등에도 유용하게 활용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인공강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인공강우 시설을 갖춘 지방자치단체만 2,000개가 넘으며 지형 특성을 고려해 로켓, 인공지능(AI) 무인기, 드론을 활용하여 전국 각지에서 인공 비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가뭄이 심각했던 2007년 랴오닝성(辽宁)에서 구름 씨를 품은 포탄 1,500발을 발사해 2억 8,300만t에 달하는 비를 내리게 하기도 했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중요 행사 때 비가 내리지 않게 하거나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인공강우 기술을 활용하기도 했다.

항저우의 무더위를 잡기 위한 인공강우

이러한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이 최근 연일 폭염이 나타나는 항주의 무더위를 잡기 위해 사용되었다. 7월이 시작된 이후 항저우는 무더위가 계속되며 높은 전례 없는 고온을 기록했고 7월 15일 이후 38~40℃의 폭염이 8일 이상 지속되어 고온 적색 주의보가 내려졌다. 8월에 들어선 이후에도 일 최고 기온이 42℃, 체감 온도가 50℃까지 치솟는 등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7월 15일 항저우시 ‘인공 영향 기상 부서’(杭州市人工影响天气领导小组办公室)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 가뭄을 완화하고 저수지에 물을 저장하며 고온으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린핀(临平区), 푸양(富阳区), 린안(临安区) 세 곳에 기상 조절 작업(인공강우 작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상 부서의 계획 발표 이후 7월 17일 인공강우 촉매제를 담은 BL-1A, WR-98 인공강우 로켓(人工增雨火箭)을 하늘로 쏘아 올렸고 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폭염으로 뜨거운 항저우를 잠시나마 비로 식혀주었다.

인공강우 기술의 단점

하지만 이러한 인공강우 기술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으며 부작용에 관한 연구가 지속해서 필요한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공기 중의 수증기를 아이오딘화은과 같은 촉매제를 통해 응결시키는 원리이기 때문에 공기 중에 응결해 물방울이 될 만큼의 수증기가 없는 경우에 구름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촉매제의 역할을 하는 아이오딘화은은 실제 은과 아이오딘과의 화학 반응을 통해 얻는 재료이기 때문에 원재료의 가격에 부담이 있다. 또한, 하늘에 떠 있는 수증기를 강제 응결시켜 비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강우 기술로 비를 만들면 본래 비가 내려야 할 지역에서 비가 내리지 않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의 기상 조절 기술은 구름을 만들어 비를 내리게도, 구름을 없애 화창한 날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날씨를 조절하는 행위가 어떤 큰 파문을 가져올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와 동시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인공강우 기술
 
인공강우를 실험하는 대한민국 환경부(출처: 네이버)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공강우 기술을 지닌 국가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대한민국은 2001년 가뭄을 계기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뒤 2008년부터 강원도 대관령 일대에서 매년 소규모 실험을 진행 중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지난 10여 년간 수도권, 영동과 경북내륙지방 등에서 총 42회 인공강우·증설 항공 실험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중 비나 눈을 내리는 것에 성공한 횟수는 16회(38%) 정도로 성공확률이 절반도 안 된다. 최근 인공강우 기술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미 50년 전부터 연구에 착수해 실용화한 중국과 러시아 등 인공강우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에 2019년 대한민국 정부는 중국에 인공강우 공동 실험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지만 이 또한 무산되고 말았다. 인공강우 기술은 단순히 더위를 식혀주는 역할뿐 아니라 대형 산불의 피해를 막고 지구온난화가 심화하고 있는 미래의 폭염과 가뭄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지도 모르는 중요한 기술이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통해 국내의 기술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벌어진 기술의 격차를 하루빨리 따라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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