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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 미래의창 | 2018년 3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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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은 어떻게 질문할까?’가 궁금했다. 요즘 인기 있는 ‘유퀴즈’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인사를 하고 나면 그 후는 언제나 질문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을 만나기 전 ‘오늘은 무얼 물어볼까?’ 하고 생각해봐도 영 신통치 않을 때, 나의 일상에서 우연히 좋은 질문들을 보면 적어 두고 ‘유퀴즈’에서처럼 공통질문으로 해보면, 사람 만날 때마다 고민 안 해도 되고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목차부터 보다가 ‘내가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길래 그 부분부터 얼른 읽었다. 고수의 질문법을 아는 사람은 무얼 물을까? 진짜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설렜다.
그가 자주 던지는 질문은 “다시 한번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시겠어요?”였다. 대단한 비법을 기대했던 내 예상을 벗어난 답이 처음엔 좀 의아했지만 역시, 역시 이거였구나. 대단한 게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지만, 꼭 필요한 질문인 것. 그것이 고수의 질문법이었다. 저자는 그 이유를 소통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장 많이 던져야 할 질문이 “확인”을 위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소통의 비용이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감정까지를 말하는데, 그 모두를 낭비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질문을 하는 목적 중 하나가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나의 삶에서 명확함이란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없어서 안타까운 요소일 뿐인데….
이 책에 나온 질문 중에 맘에 드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현재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어떤 부분이 충족되면 더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을까요? 어떤 점이 만족스럽죠? 권한이 주어지면 무엇을 어떻게 고치고 싶습니까? 이 질문들도 사실은 어려운 내용이 하나도 없는데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다. 평범한 질문이지만,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쉽게 찾아내고 해결하는 열쇠가 되어줄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익숙하고 의미심장한 질문은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이냐?”이다. “뭐야~ 뭐야” 하는 서태지의 노래 가사도 있었지만, 저자는 진정으로 원하는 게 있으면 질문이 생기고, 질문을 할 수 있으면 답을 얻을 수 있고, 답을 얻을 수 있으면 그런 삶을 살 수 있다는 명쾌한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질문의 짝은 경청이다. 묻기와 듣기는 같은 무게를 지닌다. 경청과 질문은 같이 간다는 간결한 설명도 돋보였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업의 본질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이 뭐냐는 것. 핵심을 이해했는지를 물었다는 거다.
나는 우선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말은 이런 뜻이야? 맞아?”, “그 말의 정확한 뜻이 이런 거 맞아?”라고 물어 명확하게 알아듣는 법, 하나만이라도 잘 연습해서 나의 질문으로 만들고 싶다. 전부터 난 정말 분명해지고 싶었으니까.
(저자는 ‘어떻게 하면 이 책이 독자의 선택을 받을까?’란 질문도 자신에게 많이 해보지 않았을까? 고수가 되고 싶은 나 같은 많은 하수들이 모두 얼른 집어 들게 제목 참 잘 지었다.)
홍현주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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