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중국 바이주(白酒) 업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이날 중국 증권 바이주 지수는 0.29% 하락한 1만 2660.25위안으로 국경절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0일보다 12.68% 하락했다.
같은 날 중국 바이주의 대표 주자 격인 구이저우마오타이(贵州茅台)는 1.43% 하락한 1479.75위안까지 내려왔다. 이는 지난 10일 이후 17.15% 하락한 수준으로 마오타이가 주당 1500위안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타 바이주 상장기업도 지난 보름간 연속 하락했다. 25일 기준, 구징공주(古井贡酒), 루저우라오자오(泸州老窖), 산시펀주(山西汾酒), 양허주식(洋河股份), 우량예(五粮液)는 지난 10일 이후 각각 19.04%, 16.32%, 13.78%, 12.5%, 10.56% 떨어졌다.
바이주 업계 분석가 차이슈에페이(蔡学飞)는 “최근 바이주 업계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10월 이후 바이주 수요가 부진한 점, 주류기업 실적이 지지부진한 점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19로 주류 소비 환경이 봉쇄되면서 전 시장에 재고 과잉, 판매 부진 문제가 나타났고 여기에 최근 금주령 소문이 점점 더 심각하게 퍼지면서 시장에 공포감이 조성됐다”며 “이 밖에 중국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에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 실적 및 경영 상황을 발표한 주류기업 일부는 지난 3분기 뚜렷한 실적 부진 또는 성장률 둔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2군 주류기업인 진휘주(金徽酒)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12% 하락했고 구징공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19.27% 상승했으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4.15% 대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쉐이징팡(水井坊)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 성장에 그치면서 바이주 시장의 보편적인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마오타이의 경우,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61%, 순이익이 15.81% 상승하기는 했으나 전분기 성장률 각각 16.06%, 17.29%보다는 둔화됐다.
최근 바이주 업계가 지지부진한 원인으로는 올 2분기 각 지역의 코로나19 방역 통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바이주 판매 관련 비즈니스 모임이 크게 줄고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인프라 관련 산업이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바이주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 점이 지목된다.
3분기 시장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수기로 꼽히는 중추절, 국경절 전에도 예년의 활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내년 평상시보다 다소 이른 춘절 연휴를 앞두고 바이주의 명절 재고를 4분기 말로 앞당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후속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 바이주업체 관계자는 “올해 중추절, 국경절 고객은 지난해의 2배였지만 수익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사실상 올해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분기 재고가 완전히 소진되지 않은 상황에서 4분기 매출에 영향이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매장은 8월 15일 전에 들여온 물건을 중추절, 국경절 이후까지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차이쉐페이는 “4분기는 바이주 소비 시즌으로 유통업체는 춘절을 맞아 재고를 보충해 전년도 수요 부진 상황을 만회할 것”이라며 “시장은 일반적으로 두 달 안에 바이주 관련 비즈니스 환경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