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자식하고 환율이다. 둘 다 내 마음대로 안된다. 내 마음으로 안 되는 환율 누가 정할까? 정답은 나라마다 다르다.
고정환율 vs 변동환율
환율을 정하는 제도는 크게 고정환율제과 변동환율제로 나뉜다. ▲고정환율제에는 통화통맹, 통화위원회 제도, 전통적 페그제도, 수평밴드 페그 제도, 크롤링 페그제도 ▲변동환율제는 다시 크롤링 밴드 제도, 관리변동환율 제도, 자유변동환율 제도로 나뉜다.
고정 환율제는 환율 방어에 엄청난 돈을 퍼부어야 한다. 환율이 오르면 보유 외화를 내놔서 내리게 해야 하고 환율이 내리면 내 돈 들여서 사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시장에 다 맡겨 놨다가는 총알 한방 안 날아와도 나라가 쓰러질 수 있다. 튀르키에나 아르헨티나 같은 남미 국가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지만 당신 마음대로 하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환율이다.
중국은 1993년 개방 시 고정환율에 가까운 이중환율제도를 사용하다가 2005년에 복수통화바스켓관리 변동 환율제로 바꾸었다. 우리나라는 고정환율제도, 단일변동환율제도, 복수통화바스켓 제도, 시장평균 환율제도를 거쳐 현재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사용한다.
중국 환율제도
우리와 가장 연관성이 높고 중요한 중국과 한국의 환율제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자국 내에서 거래하면 역내 거래(On shore market) 자국이 아닌 곳, 해외에서 거래하면 역외 거래(Offshore market)라고 한다. 중국외환당국은 본토 내에서 거래하는 역내거래시장에 개입한다.
중국이 역내 시장에서 적용하는 환율제도는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Multicurrency basket system) 이다. 원화를 포함한 24개국 통화(달러, 유로, 엔, 원, 호주달러…)로 통화 바스켓을 만들고 인민은행에서 전일 주요 은행들의 종가와 바스켓에 넣은 통화 별로 가중치를 두고 종합해서 환율을 정한다.
통화별 가중치에서 대한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고 있지 않다. 인민은행 고시 환율의 변동폭은 위아래로 2%로 고정되어 있다. 4% 내에서만 변동한다. 전일 종가와 통화별 가중치 외에 FDI(외국인 직접 투자)와 외채 등의 요소가 들어간다.
한국 환율제도
한국은 1997년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12월에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 말 그대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외환 시장에서 자유롭게 정해진다. 그렇다고 다 시장에 맡기지 않는다. 정부도 어느 정도 개입을 한다. 우리는 달러-원 환율 방식에 익숙하다. 우리가 말하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의 하락이다. 환율이 내렸다는 이야기는 원화 가치의 상승이다.
달러가 올랐다(원화가 내렸다, 평가절하) 달러가 내렸다(원화가 올랐다, 평가절상).
위안화가 올랐다(원화가 내렸다, 평가 절하), 위안화가 내렸다(원화가 올랐다, 평가절상).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종통화 환율
원화 환율만 알면 좋겠지만 세상은 원화를 기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아쉽지만 원화는 기축통화도 주요 결제 통화도 아니다. 우리는 뉴스나 경제 관련 글을 보려면 이종통화 환율도 봐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달러-위안화 환율을 보자.
2023년 5월 29일 기준으로 달러-위안 환율은 1달러-7.0575위안 0.26% 절상고시 이렇게 표시한다. 전일 환율은 7.0760 위안, 0.26%만큼 위안 가치가 오른 것이다. 여기서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의 상승, 달러 가치 하락이다. 환율을 보거나 말할 때 기준통화가 무엇인지 이야기 해야 이해하기 편하다.
그럼 다음에는 환율 구조에 대해서 알아보자.
제갈현욱(우리은행 상하이 금수강남지점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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